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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뷰티 총괄, 캐슬린 피어스가 밝힌 한국 뷰티의 독특함

2024.10.21

다이슨 뷰티 총괄, 캐슬린 피어스가 밝힌 한국 뷰티의 독특함

모두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제품. 전 세계가 다이슨에 열광하는 강력한 이유다.

사람들의 헤어 스타일링이나 드라이 방법을 송두리째 바꾼 기업이 있다면 그건 ‘다이슨(Dyson)’일 것이다. 1993년 세계 최초로 먼지 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출시한 이래로 다이슨은 공기를 이용해 모발을 관리하는 헤어 스타일링 기기를 선보이며 럭셔리 뷰티 마켓에서 명성을 얻었다.

지난 3월, 성수동에서 마주한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 경은 “뷰티계에 진출하는 건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정말로 관심을 갖는 제품이잖아요. 진공청소기나 공기청정기, 화장실에 비치된 핸드 드라이어에는 큰 관심 없는 사람들이 종종 있거든요. 하지만 헤어 제품에는 관심도 많고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죠. 여기에 대해 이야기도 많이 하고요.”

2016년 선보인 다이슨의 첫 뷰티 제품인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는 부드럽고 시원한 공기의 흐름으로 두피를 보호하면서도 빠르게 모발을 건조하는 기능으로 입소문이 났다. 그로부터 2년 후, 2018년에는 ‘에어랩 스타일러’, 2023년에는 뜨거운 열판 없이 바람으로만 드라이와 스트레이트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에어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너’, 2024년에는 자동 온도 조절이 가능한 헤어드라이어 ‘슈퍼소닉 뉴럴’과 앱 연동형 ‘에어랩 i.d™ 멀티 스타일러 앤 드라이어’를 출시했다.

다이슨은 항상 업계의 문제에 해답을 찾는다. 하지만 고열을 사용해 모발을 손상시키면서까지 스타일의 유지력을 높이는 것은 이들이 찾는 답이 아니다. 모발 손상은 다이슨의 신념과 어긋나니까.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 헤어스타일을 몇 시간 더 오래 유지하기 위해 모발의 중심부까지 손상시키고 싶은가? 아니면 조금 유지력이 떨어지더라도 모발 건강을 지키고 싶은가? 다이슨은 주저 없이 후자를 택할 것이다. 최근 출시한 다이슨 헤어 에센셜 케어 라인 ‘키토산’이 그 증거다. 오이스터 머시룸에서 추출한 고분자 화합물인 키토산이 주성분이며, 이 제품을 사용하면 모발 손상은 최소화하면서도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다. 다이슨 뷰티 부문 총괄 캐슬린 피어스(Kathleen Pierce)는 <보그> 인터뷰에서 다이슨과 뷰티의 필연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소비자와 신뢰를 구축하는 비밀을 공유한다.

다이슨 뷰티 부문 총괄 캐슬린 피어스는 “모발에 관한 모든 지식과 이를 통한 솔루션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헤어케어 제품으로의 영역 확장은 다이슨에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언제 처음 ‘뷰티’의 세계를 발견하고 이에 대한 열정을 키우게 됐나요?

사실 뷰티의 세계를 꽤 일찍 접한 편입니다. 어머니가 패션모델이셨거든요. 다만 외적으로 보이는 미적 요소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받았어요. 어머니는 늘 제게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과 아름다운 자세를 알려주셨죠. 어떻게 하면 늘 당당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와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는지, 피부는 어떻게 가꾸는지 등 정말 멋진 교훈을 주셨어요. 하지만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한 저는 뷰티계에 해박하진 못했죠. 뷰티는 경력을 쌓는 과정에서 우연히 접한 분야였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홍보와 뷰티 분야에서 직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그때부터 뷰티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죠.

뷰티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고객 중심적이라는 특징을 꼽을 수 있어요. 또한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이죠. 특히 한국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뷰티계가 아주 작은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느낌도 받아요. 그래서 전문 영역으로 들어서면 아주 유명해지고 세간의 관심을 많이 받을 수 있죠. 그 때문에 뷰티 파트는 역량을 개발하기 아주 좋은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뷰티 명가’ 에스티 로더에서 19년간 근속했습니다.

정말 긴 시간이죠. 그곳에서 보낸 모든 순간이 소중했고요. 아시아 국가에서 오랜 기간 지내며 일했는데, 그때 한국 시장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일할 때는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죠. 한국 시장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바로 뷰티에 대한 모든 것이 한국에서부터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때문이었어요. 한국에서 제품을 출시하면 어느 순간 세계 곳곳에서 그 제품이 유명해지죠. 그런 점에서 한국 시장은 아주 강력한 힘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알려주지 않아 경험으로 배워야 했던 사례가 있나요?

직접 부딪히며 터득한 교훈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사람들이 경력을 볼 때, 무엇을 했는지를 보기보다 그들이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에 주목한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직무를 수행할 때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했습니다. 팀원들의 창의력이 발휘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었죠.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사내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직무 수행을 최대로 할 수 있게 되고 결국 최고의 결과를 낳게 되니까요. 저는 운이 좋게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정말 많은 멘토를 만났어요. 하지만 최고의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선생님은 ‘실패’입니다.

실패한다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한계를 더 밀어붙이며 그 경계를 무너뜨리는 행위가 바로 실패죠. 그렇기에 실패하면 늘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새로운 것을 선보이고 시도하며, 그것이 잘되지 않을 때는 생각을 전환해서 다시 그 경계를 와해하는 작업을 하니까요.

다이슨도 마찬가지죠.

다이슨은 다른 뷰티 브랜드와 다른 아주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어요. 청소기와 모터, 기술력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임스 다이슨 경은 한 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하며 헤어드라이어 같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신규 분야를 탐색하며 ‘이런 기회를 잡아보는 건 어떨까?’ ‘이를 통해 또 다른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역시 위험을 감수하는 다이슨만의 방식을 좋아했어요.

다소 원론적인 질문입니다만, 다이슨 뷰티 컬렉션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이전 인터뷰에서 제임스 다이슨 경이 언급한 적이 있을 것 같은데, 다이슨이라는 브랜드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바로 늘 다른 사람들이 간과하는 문제점을 찾아내서 이를 풀어내고자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다이슨은 12년이 넘는 동안 모발 과학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처음 ‘슈퍼소닉’ 제품을 출시했을 때, 열 손상으로부터 모발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모발에 대한 이해를 넓혀야 했어요. 그래서 전 세계 300곳이 넘는 연구소를 운영하며 화학자 및 과학자들과 함께 모발과 모낭, 단백질과 모발 구조를 연구하고, 어떻게 모발이 손상되는지에 대해 고민했죠. 그 덕분에 다이슨은 헤어 기기의 작동 방식에 일가견이 있을 뿐 아니라 어떻게 모발을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도 해박합니다.

헤어케어 제품 역시 다이슨에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듯 보입니다.

사실 모발과 관련한 모든 지식과 이를 통한 모발 솔루션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헤어케어 제품으로의 영역 확장은 다이슨에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제대로 된 헤어 고민에 올바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헤어케어 제품은 다이슨이 아주 야심 차게 출시한 상품입니다. 우리 기술에 디자인 요소를 더해서 집에서 헤어 살롱에 간 것 같은 효과를 내면서도 아름다운 오브제로 모든 이들이 갖고 싶어 할 만한 제품을 구상했죠.

혁신적이면서도 믿을 수 있는 클래식으로 소비자의 지지를 받으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

헤어 기기에 대한 말씀부터 드릴게요. 다이슨 ‘에어랩 i.d™ 멀티 스타일러 앤 드라이어’에는 아주 훌륭한 기능이 있는데, 바로 이것이 소비자의 지지를 받기 위해 갖춰야 하는 조건의 완벽한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이슨 에어랩이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코안다’ 효과를 제품력에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공기의 흐름에 따라 모발이 유인되는 현상은 물리학적 효과지 다이슨이 발명한 것이 아닙니다. 다이슨이 만들어낸 것은 바로 이 효과를 이용해 헤어 컬링 기기에 적용한 제품이죠. 하지만 우리는 제품을 개발함과 동시에 소비자로부터 이용 후기를 취합했어요. 특히 한국에서 많은 피드백을 받았죠. 사실 한국은 다이슨이 2021년부터 가장 먼저 글로벌 소비자 모발 연구를 실시한 국가이기도 해요. 한국부터 시작해 전 세계에 걸쳐 모발을 연구하며, 소비자들이 어떻게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지를 분석하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이 다이슨 에어랩을 잘 다루기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다이슨 ‘에어랩 i.d™ 멀티 스타일러 앤 드라이어’와 연동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별도로 개발했군요.

자동 컬 설정 옵션을 추가해 다이슨 제품을 더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죠. 이처럼 다이슨이 매력적인 이유는 늘 개선점을 찾으며 끊임없이 제품에 변화를 주기 때문입니다. 제자리에 머무는 법이 없죠. 그래서 제품을 출시한 뒤, 다이슨의 엔지니어가 첫 번째로 뱉는 말은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까?”입니다. 그들은 끊임없이 기기에 변화를 주며 기능 향상을 도모하죠. 헤어 스타일링 제품 역시 흥미롭습니다. 우리에겐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방식이 중요했어요

손으로 잡고 제품을 펌핑하기 용이하도록 패키지를 고안한 것도 그 때문이죠.

실제로 다이슨의 헤어케어 제품은 펌핑 시 정량이 나오도록 설계했습니다. 사실 모발 관리 제품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사람들이 제품을 과다하게 사용하고, 사용할 때마다 용량이 다르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인데요. 그러다 보니 제품의 효과도 들쭉날쭉해 보이죠. 그래서 다이슨은 정량 펌프를 개발해, 펌핑할 때마다 내용물이 0.22ml씩만 나오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소비자들이 자신의 헤어케어 루틴을 파악하기가 용이해지죠. 누군가에겐 네 펌핑, 다른 누군가에겐 세 펌핑이 적당할 수 있고요. 그렇게 본인의 사용량을 인지하며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이슨이 중점을 두는 요소는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그래서 늘 디자인과 기술을 결합해 제품을 구상하죠.

브랜드에 합류한 후, 제임스 다이슨 경의 특별한 요청 사항이 있었나요?

사실 제품 개발 단계에서 아주 흥미로운 과정이 있었습니다. 제임스 다이슨 경이 제게 요청한 건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엔지니어가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소비자와 그들의 의견, 사용자의 수요를 분석해 엔지니어가 창의적인 사고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우라는 것이었죠. 그래서 다이슨에서는 엔지니어가 멋진 작업을 할 수 있게 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되 엔지니어가 작업하는 방식에는 개입하지 않습니다. 엔지니어가 마음껏 창작하고 파괴하도록 두며, 그들을 너무 많이 통제하려 들지 않는 것이죠. 제임스 다이슨의 요청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제대로 파악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에어랩 i.d™ 멀티 스타일러 앤 드라이어’를 개발하자마자 바로 고칠 점을 모두 나열한 목록을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선반에 두었을 때 아름다워 보이는 제품을 선보이고자 했죠. 그래서 한 손으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펌핑 시마다 정량을 사용할 수 있는 패키지를 개발해 본인의 사용량을 인지하며 제품을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제품의 제형에서도 아름다운 향기가 나도록 고안했죠. 향기는 뷰티를 느낄 수 있는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요소거든요.

감각적 경험에서 제품의 텍스처를 빼놓을 수 없죠.

모든 모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개발했어요. 예를 들어 아시아인의 모발은 다른 모발과 다른 특징을 갖고 있죠. 이처럼 다양한 문제와 상황을 모두 나열했습니다. 그다음은 엔지니어들이 나서서 혁신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갔어요. 실제로 패키지를 구상할 때, 제임스 다이슨 경은 엔지니어들에게 14일을 주고 아이디어를 찾아오도록 했어요. 즉 그들에게 풀어야 할 문제를 준 거죠. 엔지니어들은 돌아가서 아주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왔습니다. 2주 뒤 다시 만난 엔지니어들은 서로 다른 아이디어 80가지를 갖고 돌아왔죠. 이후 우리는 모든 제안을 검토한 뒤, 제품에 꼭 알맞은 아이디어를 선정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과정이었죠.

세럼과 크림이라는 카테고리 선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우리에게 헤어 스타일링 제품 출시는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헤어 스타일링 기기를 선보이고 있는 브랜드로서, 스타일링 기기를 보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고자 했기 때문이죠. 어떤 것을 제작할지 고민하던 때, 크림이 아주 특별한 나노 에멀전 형태를 띠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아주 작은 분자를 만들어내면 그만큼 모발에 잘 흡수될 수 있었죠. 그래서 제형부터 고민한 다음, 핵심 성분을 개발했어요. 바로 이번 제품의 이름이기도 한 키토산이죠. 키토산은 주로 조개류에서 추출합니다. 이 성분 덕분에 조개류의 껍데기가 단단한 특성을 갖게 되죠. 하지만 우리는 조개류가 아닌 식물성 키토산을 추출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지켜본 것이 오이스터 머시룸이고요. 오이스터 머시룸에 공존하는 강인함과 유연함은 우리가 모발에 구현하고자 하는 효과와 닮아 있었습니다. 이런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크림 제형이 제격이었죠. 특히 모발이 젖어 있을 때, 크림 제형이 쉽게 스며들고 모발 전체로 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일링 이후 사용하는 세럼 제형 역시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어요. 세럼은 히알루론산을 베이스로 해서 훨씬 가벼운 제형으로 나타나죠. 그래서 스타일링을 마무리할 때 모발 중간부터 끝부분까지 도포하기 좋습니다. 이 외에도 곧 선보일 제형이 여러 종류가 있어요. 훨씬 더 많은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죠. 그 시작을 세럼과 크림이 알린 것입니다.

꽤 많은 소비자들이 뷰티 제품을 고를 때 ‘지속 가능성’을 중시한다고 답합니다.

지속 가능성은 중요한 개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이슨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성분을 찾아내고자 했죠. 또한 패키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번에 선보인 헤어케어 제품은 리필이 가능합니다. 즉 소비자는 본품을 단 한 번만 구매하게 되죠. 또한 펌프는 수많은 시도 끝에 5만 회까지 펌핑 가능하도록 내구성을 높였죠. 리필도 간단해서 고객이 직접 갈아 끼울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패키지를 구성해 쓰레기가 적게 배출되도록 했죠.

컬러, 형태, 상징이나 기호 중 디자인 작업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시다시피 다이슨에 컬러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기술력을 강조하고자 늘 제품에 컬러감을 주었죠. 예를 들어 ‘에어랩 i.d™ 멀티 스타일러 앤 드라이어’의 버튼에는 각기 다른 색상을 입혀서 ‘i.d curl™’ 모드를 켤 수 있도록 했죠. 그리고 콘 배럴의 팁 역시 컬러감을 달리해 기술력이 적용된 곳을 강조했습니다. 바로 이 팁을 돌리면 양방향으로 공기 흐름을 조절할 수 있죠. 이처럼 언제나 고객에게 어디에 기술력이 집중되는지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헤어 스타일링 제품의 패키지도 비슷한 맥락에서 구성했겠지요?

여기에서는 정확한 용량을 제공하는 펌프에 기술력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고유의 특별한 색상을 적용했는데, 제품 주성분인 오이스터 머시룸에서 컬러 영감을 얻었어요. 오이스터 머시룸의 안쪽은 아주 연한 살구색을 띠고 있죠. 이 점에 착안해 헤어 스타일링 제품의 색상을 선정했습니다. 제임스 다이슨이 아주 명확하고 정직한 비주얼 디렉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제품명이 굉장히 직관적입니다.

헤어 스타일링 제품의 핵심 성분인 키토산에 집중했고, 그것이 명확히 드러나길 원했어요. 왜냐하면 핵심 성분은 제품 주인공이자, 기술이 집약된 부분이기 때문이죠. 다이슨 기기에는 아주 복잡한 기술이 담겨 있습니다. 히터와 모터, 공기 흐름을 구현해야 하니까요. 다이슨은 가능한 한 더 많은 기술을 담아냈지만, 이제는 헤어케어 제품 한 방울에 모든 기술력을 집중했어요. 다이슨이 흥미로운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 관점에서 헤어 스타일링 제품의 이름을 키토산으로 정했습니다. 아주 직관적인 이름이죠. 제품명을 지을 당시 회의에서 누군가가 사람들이 키토산을 잘못 발음하면 어떡하냐고 걱정했던 걸 기억해요.

키토산을 ‘치토산’이라고 하면 어떡하냐면서요?

그때 제임스 다이슨 경이 잠시 뜸을 들인 뒤 말하길,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제품명이 재미있어지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답했어요. 이런 창의력을 정말 좋아해요. 다이슨에서는 어떤 요소나 상황을 그대로 두고,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죠.

신제품 ‘에어랩 i.d™ 멀티 스타일러 앤 드라이어’의 매력을 한 단어로 정의해주세요.

‘맞춤형’. 연동형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면, 개개인의 머리 길이와 기기를 다루는 숙련도에 따라 ‘에어랩 i.d™ 멀티 스타일러 앤 드라이어’를 세팅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다이슨 입문자여서 어떻게 기기를 다루는지 모를 때는 조금 더 기기를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죠. 개인 맞춤형 설문지를 작성하며 자신의 모발 타입이 어떤지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긴 머리에 반곱슬이고, 다이슨 기기를 매일 이용해서 상당히 숙련도가 높은 편이죠. 이렇게 각자가 기계를 사용하고자 하는 방식에 맞춰 세팅할 수 있기 때문에 ‘에어랩 i.d™ 멀티 스타일러 앤 드라이어’는 개인 맞춤형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에어랩은 2018년부터 출시한 제품인데, 출시 이후 가장 많이 들은 피드백이 바로 기기 사용법이 어렵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복잡한 요소를 제하고 개인별 맞춤화가 더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고자 노력했죠.

매일 아침, 특히 애용하는 기능이 있나요?

컬과 컬 사이, 자동으로 ‘일시 정지’ 해주는 기능입니다. 잘 알려진 기능은 아니더라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기능이에요. 애플리케이션 연동을 통해 컬을 만든 후 다음 컬을 만들 때까지 기기를 내려두면 잠시 꺼진 상태로 바뀌죠. 별거 아닌 기능이라고 여길 수 있어요. 저도 해당 기능에 관해 처음 설명을 들었을 때, 흥미롭긴 하지만 어떤 이점이 있을지 의아했죠. 하지만 사실 이 작은 기능을 통해 헤어 스타일링을 훨씬 빠르게 할 수 있어요. 원래는 기기를 집고, 전원을 켠 뒤 자동으로 머리를 말고, 뜨거운 바람과 차가운 바람을 쐬고 잠시 제품을 끄게 되죠. 하지만 이 기능을 사용하면 다른 것에 지장을 받지 않고 빠르게 헤어 스타일링을 할 수 있습니다. 기기를 빠르게 집어서 그다음 컬을 말 수 있죠. 결국 일시 정지 기능이 저에겐 헤어 스타일링의 조력자가 되어준 셈입니다. 훨씬 더 빠르게 헤어 세팅을 할 수 있으니까요. 저의 경우에는 스타일링 시간을 최소 15분에서 20분은 단축할 수 있었어요. 기기를 매번 끄고 켤 필요 없이 자동으로 꺼진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죠. 또 조금 전 말한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도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이 또한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경쟁 제품과 비교해 다이슨 헤어케어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늘 고객을 이해하고,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해나가는 방식에 늘 자부심을 느낍니다. 또한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자 해요. 에어랩을 예로 들면 관련 스타일링 툴이 19개나 있죠. ‘슈퍼소닉 뉴럴’의 두피 보호 모드에서는 ‘ToF(Time of Flight)’ 센서를 도입해 두피와의 거리를 측정하고, 두피와 모발을 보호하는 온도로 조절해줍니다. 또한 개인별 맞춤 공기 흐름과 온도를 설정하면, 스타일링 노즐이 이를 기억합니다. 그래서 헤어드라이어에 스타일링 노즐을 부착하면 이전에 사용했던 맞춤 세팅이 작동하죠. 그렇기 때문에 매번 새롭게 설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다이슨은 고객에게 꼭 맞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할 수 있어요. 이번에 출시한 헤어케어 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매 펌핑 시 정량을 제공하는 기술도 특별하지만, NFC 칩을 탑재해 제품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한 것도 다이슨만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어요. 휴대폰을 집어서 제품 상단에 갖다 대면, 상호적인 경험이 발현되며 제품 사용법을 고객에게 알려줄 수 있어요. 이를 통해 리필 제품도 구매 가능하죠. 단순히 스마트폰으로 제품을 탭하면 제품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기능은 어느 곳에서도 선보인 적이 없죠. 이런 방식으로 다이슨은 개인 맞춤형 케어 제품과 기술을 접목했습니다. 아주 흥미롭죠.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쉽게 전파될 수 있는 대중 친화적 이미지를 구축해야 하죠. 다이슨은 이 부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다이슨이 고객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건 신뢰입니다. 그 방법은 고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죠. 이미 고객은 다이슨의 제품이 가장 좋은 품질을 갖고 있고, 가장 좋은 제품력을 지닌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도 역시 고객이 합리적인 가격대를 원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슈퍼소닉이나 에어랩 내에서 스타일링 툴의 개수나 다양성을 조금 줄인 콤팩트한 제품군을 구성했죠. 이렇게 먼저 엔트리 제품으로 다이슨을 접한 뒤, 프레스티지급 제품으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 이렇게 고성능의 모터와 히터를 경험하고 그 지속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겪어본다면, 다이슨에 빠질 수밖에 없죠.

이미 모든 것이 포화 상태인 현재의 뷰티 월드에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어요. 사실 문제란 끊이지 않고 발생하기 마련이죠. 실제로 우리도 그렇게 여기고 있고요.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계속 질문하며, 기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은 무엇인지, 시장 내에 빈 곳은 어디인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것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죠. 엔지니어의 마인드는 정말 흥미롭습니다. 그들은 늘 새로운 것들을 풀어 헤치고 뜯어보며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찾아내고자 하죠. 어느 것도 완벽하게 완성된 건 없으며, 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엔지니어들의 생각입니다.

다이슨 뷰티 부문 총괄, 캐슬린 피어스.

한국 뷰티 시장의 독특함은 무엇인가요?

사실 한국에서 성공한다면 전 세계 어디서든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여깁니다만, 2021년에 모발 연구를 진행하면서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흥미로웠던 점은 한국인들이 머리를 자주 감는다는 것이었어요.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65%나 더 많은 시간을 머리 감는 데 사용하죠. 많은 한국인이 매일 머리를 감지만, 전 세계에서 그렇게 하는 사람들은 겨우 38%에 지나지 않죠. 이를 통해 한국 사람들이 뷰티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앰배서더로 블랙핑크 지수를 선정했죠.

한국 시장은 정말 경쟁이 치열한 곳인 만큼, 한국에서 소비자 연구와 앰배서더 선정을 더 많이 진행했어요. 이를 통해 고객과 더 긴밀한 관계를 맺고 고객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전하며, 다이슨에서 그들 스스로를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다이슨 앰배서더와의 협업도 중요했어요. 한국에서 색상에 대한 영감을 받고, 트렌드 정보를 얻죠. 한국인의 헤어스타일을 파악하며 스토리 보드를 작성하고요. 그리고 그 스타일을 우리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테스트합니다. 이렇듯 우리는 늘 모든 것을 한국에서 시작하고, 시도해본 뒤 글로벌로 진출하죠.

평소 눈여겨보고 있는 한국 브랜드가 있나요?

한국 브랜드는 고급 브랜드와 대중적인 브랜드를 막론하고 항상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신생 브랜드나 새로운 컬러를 사용하는 브랜드는 특히 그렇죠. 한국에서 어떤 컬러를 사용하는지를 보는 일은 정말 흥미롭습니다. 다이슨의 기술에서 컬러는 정말 중요하고, 한국 소비자들이 특별하게 여기는 것은 어떤 게 있는지 알아보는 일 역시 긴요하죠. 한국의 패션과 뷰티가 창의적으로 어우러지는 현상을 보는 걸 좋아합니다. 흥미로운 팝업 스토어도 많고요. 소매 점포 내 고객 경험을 파악하기 위해 종종 한국에 들러, 여러 매장을 돌아다니며 소위 ‘리테일 엔터테인먼트’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를 봅니다. 특히 젠틀몬스터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죠.

제임스 다이슨 경은 자신을 기업인이 아닌 엔지니어로 칭해요. 엄마, 기자, 프로듀서, 뷰티 총괄자 중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하는 타이틀은 무엇인가요?

소비자?(웃음) 고민되네요. 우선 두 아이를 기르면서 매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엄마의 역할이고, 무엇을 하고 있든 가정을 최우선 순위에 두죠. 다만 제임스 다이슨 경이 자신을 엔지니어로 칭한다면, 저는 늘 소비자의 관점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봐요. 여성과 남성 모두가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를 이해하고, 이곳에서 그들을 대변하는 것이 제 역할이기 때문이죠. 우리가 꿈꿔온 놀라운 제품을 창작하고 발명해나가는 것이 엔지니어의 일이라면, 제가 할 일은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제품을 선보이는 일입니다.

다이슨 입사자는 “진공청소기를 직접 조립해봐야 한다”는 말이 있죠. 정말 그런가요?

사실이에요. 우리가 어디서부터 시작했고, 첫 번째로 선보인 제품을 이해하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니까요. 특히 다이슨이 엄청난 이유는 각 제품이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는 점이에요. 즉 제임스 다이슨 경이 진공청소기를 제작했고, 더 나은 진공청소기 형태를 고민하다 보니 기존 모터가 너무 크다는 사실을 인지했죠. 그래서 그는 시간과 노력과 금전 투자를 통해 아주 작은 모터를 개발했어요. 하지만 그 모터가 산업 전체를 바꿔버렸죠. 초소형 청소기를 개발해 바닥 청소 방식이 변화했고, 소형 모터를 탑재한 헤어드라이어를 개발하면서 모발 케어 분야로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할 수 있었죠. 이처럼 뷰티 파트가 진공청소기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해도 그 시작점이 어디였는지 이해하는 건 중요합니다.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우리의 삶을 조금씩 편하게 만들었는데요, 다이슨 뷰티의 ‘넥스트 스텝’에 관한 힌트를 들려줄 수 있나요?

제가 다이슨에서 배운 한 가지는 바로 비밀을 지키는 거예요. 기술 회사로서 특히 중요한 덕목이죠. 우리는 아무 단서도 제시하지 않겠지만, 여러분은 매년 다이슨 뷰티에서 출시하는 제품을 아주 많이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케어 제품과 기기 모두요.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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