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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운 이 셔츠가 올 하반기를 지배 중

2024.10.21

촌스러운 이 셔츠가 올 하반기를 지배 중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플란넬 셔츠의 반격이 시작되었습니다. 내년 여름까지 유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보그> 내에서도 나오고 있죠.

@hoske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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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란넬(Flannel)은 면, 가벼운 모직을 섞어 부드러우면서도 가볍고 보송보송한 마감 처리가 특징인 소재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플란넬 셔츠라 하면, 일반적으로 체크 셔츠를 가리킵니다. 플란넬은 소재의 이름이고, 체크는 패턴 중 하나니 엄연히 다른 것이지만요.

이유를 밝히자면, 미국 북부의 험난한 숲으로 가야 합니다. 19세기 중반, 아웃도어 브랜드 울리치(Woolrich) 창업자 존 리치는 당시 아웃도어용으로 사용하던 플란넬을 활용해 크고 따뜻한 셔츠를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자신의 제품을 차별화하기 위해 빨간색과 검은색 컬러가 교차된 ‘버팔로 체크’를 개발해 넣었죠. 이것이 플란넬을 활용한 첫 ‘셔츠’이자 체크 셔츠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펜실베이니아의 벌목꾼들이 이 플란넬 소재의 체크 셔츠를 작업복으로 입게 됩니다.

이후 삽화가 윌리엄 B. 라우게드(William B. Laughead)가 북미 전설 속 나무꾼 ‘폴 버니언(Paul Bunyan)’에게 플란넬 셔츠를 입힌 것을 계기로 1958년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폴 버니언>에서 주인공이 빨간색과 검은색 체크 플란넬 셔츠를 입은 것이 전 세계로 퍼져나갑니다. 플란넬 셔츠가 곧 체크 셔츠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된 계기였죠. 소년들은 빨간 플란넬 셔츠를 정력의 상징이라고 생각하며 입었고, 소녀들은 하이웨이스트 바지에 셔츠를 허리에 묶는 방식으로 활용하며 패션계의 잇 아이템으로 떠오릅니다.

@annaprytul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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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에는 이미 알다시피, 플란넬 셔츠는 1990년대에 이르러 그런지 룩의 대표 아이템이 됩니다. 커트 코베인을 비롯해 여러 뮤지션이 찢어진 낡은 청바지에 셔츠를 유니폼처럼 입으면서 ‘자유’의 상징이란 스토리가 입혀지죠. 너드미를 상징하는 공대생의 아이템으로 옷장에서 꺼내기 어려운 시절도 있었습니다만, 2024년 가을에는 날개를 활짝 폅니다.

보테가 베네타, 프라다, 발렌시아가, 랄프 로렌, 로로피아나, 아워 레가시 등 빅 브랜드가 런웨이에서 플란넬 셔츠를 선보였습니다. 오리지널의 캐주얼한 매력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이전보다 여성스럽고 도시적으로 재해석된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돌아왔죠. 올가을에는 ‘셔킷(두툼한 셔츠를 재킷으로 입는 것)’이 유행하며 청바지나 버뮤다 팬츠에 매치하는 스타일이 각광받는 중입니다. 내년 봄에는 레이어링의 미학을 발휘해 어깨에 두르거나 허리에 꽉 묶어주는 방식도 추천합니다. 아래에서 다양한 플란넬 셔츠를 점찍어보세요! 내년 여름까지 충분히 활용 가능합니다.

Bottega Veneta 2024 Pre Fall RTW
Our Legacy 2024 F/W RTW
Phil Oh
Phil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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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s, Instagram, Phil Oh,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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