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스타일을 즐겨 입건,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할 ‘이 부츠’
‘가장 클래식한 부츠’ 경연 대회가 열린다면, 우승은 첼시 부츠의 몫일 겁니다. 두 세기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것은 물론 지금도 쟁쟁한 ‘현역’이거든요.
1837년 빅토리아 여왕의 전속 슈메이커였던 조셉 스파크스 홀(Joseph Sparkes Hall)은 목 부분에 고무 밴드를 더한 부츠를 제작합니다. 발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부츠와 달리, 손쉽게 신고 벗을 수 있었던 이 신발은 빅토리아 여왕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죠. 3년 뒤 스파크스 홀은 이 디자인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고, 고무 밴드가 달린 부츠는 곧 대중적인 인기를 얻습니다. 1950년대에 들어서는 딱 붙는 양복을 입고 베스파 스쿠터를 몰던 모드족을 상징하는 신발로 거듭났고요. ‘첼시 부츠’라는 명칭이 탄생한 것은 1960년대였습니다. 런던 첼시 지역으로 모여들던 젊은 예술가, 디자이너들이 하나같이 이 부츠를 신고 있었거든요. 비틀스와 롤링스톤스 등 당대 ‘록 스타’들 역시 첼시 부츠를 즐겨 신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첼시 부츠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오래된 것이 멋있는 요즘이니까요. 긴 역사를 지닌 아이템답게 디자이너들의 변주 역시 끊이지 않았고요. 실제로 첼시 부츠는 매 시즌 런웨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이죠. 프라다는 고전적인 슬림 핏 수트에 빈티지 첼시 부츠를 조합했습니다. 프로엔자 스쿨러는 과거 비틀스나 앤디 워홀이 신었을 법한 포인티드 토 첼시 부츠를 선보였고요. 고무 밴드 부분에 가죽을 덧댄 루이 비통 디자인에서는 위트가 느껴졌습니다. 세 브랜드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첼시 부츠를 해석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바꿔 말하면, 첼시 부츠가 어떤 무드의 룩에도 찰떡같이 어울린다는 뜻이죠.
패션 피플 역시 이 변화무쌍한 부츠를 제각기 소화하고 있습니다. 가장 정석에 가까운 것은 슬림 진과 첼시 부츠 조합인데요. 어려울 것 없습니다. 산뜻한 컬러의 연청에 날렵한 셰이프의 부츠를 매치하면 됩니다. 레더 재킷부터 블레이저까지, 대부분의 클래식한 외투와 궁합이 좋죠.
부츠와 코트 컬러를 통일하거나, 기본에 가까운 첼시 부츠의 특성을 활용해 화려한 재즈 데님을 은근슬쩍 섞는 센스를 발휘해도 좋겠습니다.
평소 캐주얼한 스타일을 선호한다면, 트랙 솔 첼시 부츠가 정답입니다. 특유의 투박하고 두툼한 밑창 덕분에 ‘정제되지 않은’ 느낌의 룩을 완성할 수 있거든요.
스크롤을 내려 <보그>가 추천하는 첼시 부츠 리스트를 확인하세요. 내 스타일과 어울리는 부츠를 못해도 한 켤레는 발견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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