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 베네타가 장인 정신을 기리는 법, ‘보테가 포 보테가스’
보테가(Bottega)는 이탈리아어로 공예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공방을 의미합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보테가’, 보테가 베네타가 ‘보테가 포 보테가스’ 캠페인을 공개했습니다.
올해 4회를 맞은 ‘보테가 포 보테가스’ 캠페인은 팬데믹 당시 타격을 입은 소규모 공방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캠페인입니다. 보테가 베네타는 매년 연말, 세계 각지의 공방과 장인을 다수 선정해 이들의 작품을 조명하고 있죠. 2023년에는 3대째 한국 전통 방패연을 제작하는 리기태 명장이 캠페인 주인공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올해 보테가 베네타는 베네치아와 베네치아 인근 지역의 공방 여섯 곳에 주목했습니다. ‘베네치아 지역의 공방’을 의미하는 보테가 베네타가 브랜드의 뿌리를 찾아나선 것이죠.
2024 보테가 포 보테가스 캠페인의 첫 번째 주인공은 브루노 아마디(Bruno Amadi)입니다. 부라노에서 태어나 무라노에서 자란 그는 열한 살 때부터 유리공예가의 길을 걸어왔는데요. 백발노인이 된 그는 지금도 베네치아에서 자그마한 보테가를 운영하며, 해양 생물의 모습을 본뜬 유리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브루노 아마디가 이번 캠페인을 위해 제작한 불가사리 오브제는 보테가 베네타의 2025 여름 컬렉션 쇼장을 가득 채운 동물 모양 빈백 의자를 연상케 하는군요.
폰데리아 아티스티카 발레제(Fonderia Artistica Valese)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베네치아 지역의 유일한 주조 공장입니다. 루이지 발레제(Luigi Valese)가 1913년 설립한 폰데리아 아티스티카 발레제는 황동과 청동을 녹여 형틀에 넣는, 전통적인 사형 주조 기법을 고집하고 있는데요. 보기에 아름다울 뿐 아니라 손잡이와 샹들리에 같은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폰데리아 아티스티카 발레제는 보테가 베네타를 위해 12세기부터 베네치아의 상징이었던 날개 달린 사자를 제작했습니다.
라구나~B(Laguna~B)는 파리 태생의 유리공예가, 마리 브란돌리니(Marie Brandolini)가 1994년 베네치아에 설립한 유리 공방입니다. 혁신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접근 방식을 가진 그녀는 무라노 지역의 장인들과 함께 유리공예의 정의를 새로 쓰고 있는 인물인데요. 2016년에는 마르칸토니오 브란돌리니(Marcantonio Brandolini)가 아트 디렉터로 합류하며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라구나~B가 캠페인을 위해 선보인 형형색색의 꽃병을 보니 보테가 베네타의 2024 여름 컬렉션 드레스가 떠오르는군요.
6개 공방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모디아노(Modiano)는 흥미롭게도 트럼프 카드, 타로 카드 등 종이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공방입니다. 특유의 수공 기법과 눈길을 사로잡는 그래픽 덕에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죠. 모디아노는 2년 연속으로 보테가 포 보테가스에 선정된 유일한 공방이기도 합니다. 모디아노의 장난기 넘치는 카드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 묻어나는 마티유 블라지의 디자인과도 닮았죠.
1978년 탄생한 시뇨르 블룸(Signor Blum)은 목재를 다루는 베네치아의 몇 안 되는 공방입니다. 시뇨르 블룸은 수십 년째 다채로운 목재 오브제를 제작합니다. 베네치아를 상징하는 건축물은 물론 동물, 공룡, 배, 새 등 다양한 모양의 목재 직소 퍼즐을 선보이고 있죠. 이들의 작업은 목재에 디자인을 옮기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이후 각 파트를 실톱으로 잘라내고, 채색한 뒤 재조립하죠. 모든 과정은 수작업으로 이뤄집니다.
웨이브 무라노 글라스(Wave Murano Glass)는 여섯 곳의 공방 중 ‘막내’ 격입니다. 물리학을 전공한 로베르토 벨트라미(Roberto Beltrami)가 2017년 설립한 웨이브 무라노 글라스는 전통 방식을 지켜나가면서도 틀을 깨는 기술 혁신을 접목해 유리 오브제를 제작하고 있는데요.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하거나 비스포크 오브제를 주문받습니다. 보테가 베네타의 2024 겨울 컬렉션 베뉴에 놓여 있던 선인장 모양 유리 설치물 역시 웨이브 무라노 글라스의 작품이었죠.
마티유 블라지는 어느 인터뷰에서 “공예는 트렌드가 아니며, 발전시킬 수 있는 무언가도 아니다. 공예란 그 자체로 불멸의 기술”이라고 말했는데요. 장인 정신을 기반으로 6개 공방이 손수 만들어낸 ‘불멸의 작품’은 12월 내내 브랜드 공식 웹사이트, 각종 광고 채널과 매장 윈도우를 장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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