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 역사의 한 조각, 티파니 회중시계
지난 11월 영국에서 열린 헨리 올드리지 앤 선(Henry Aldridge & Son Ltd.) 경매에서 특별한 시계가 공개됐습니다. 비극의 타이타닉과 관련 있는 회중시계였는데요, 사연을 알아볼까요?
경매에 나온 회중시계는 티파니(Tiffany&Co.)에서 제작한 것입니다. 이 시계가 지금까지 판매된 포켓 워치 중 가장 비싼 시계로 남은 건 시계에 깃든 역사 때문입니다.
19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죠. 4월 15일 카르파티아(Carpathia)호의 선장이었던 아서 H. 로스트론(Arthur H. Rostron)은 크로아티아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항해 중 로스트론 선장은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의 구조 신호를 듣고 곧바로 현장으로 키를 돌렸습니다. 3시간 30분 거리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고 속도로 항해했죠. 덕분에 타이타닉호 구명보트 20척을 발견하고 700명 이상을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타이타닉 사건 이후 로스트론 선장은 전 세계에서 영웅으로 불렸습니다. 이 사건의 생존자 중 뉴욕 상류사회의 세 여인 매들린 탤미지 애스터(Madeleine Talmage Astor), 메리언 롱스트레스 세이어(Marian Longstreth Thayer), 엘리너 엘킨스 와이드너(Eleanor Elkins Widener)는 구조에 앞장선 로스트론 선장에게 감사의 뜻으로 이 시계를 선물했습니다.
시계는 1900년대 초 상류사회에서 인기가 많았던 초박형 남성용 회중시계의 좋은 예입니다. 시계 안쪽에는 “타이타닉호 생존자 3명의 진심 어린 감사를 담아 로스트론 선장에게 선물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당시 와이드너는 135달러에 시계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 경매에서 시계는 197만 달러, 약 28억원에 낙찰됐습니다. 시계의 새로운 주인은 놀랍게도 티파니입니다. 시계가 돌고 돌아 제자리로 돌아간 셈이죠. 티파니는 의미 있는 아카이브 제품을 종종 다시 사들이는데요, 이 시계도 그중 하나입니다.
티파니는 오는 2025년 1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LVMH 워치 위크에 이 시계를 공개합니다. 지금은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티파니 장인이 시계가 다시 돌아가도록 마법을 부릴지 궁금해지는군요.
- 포토
- Tiffany&Co., 20th Century Fox
추천기사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