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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샬라메가 점찍은, 2025년 첫 트렌드 스니커즈

2025.01.13

티모시 샬라메가 점찍은, 2025년 첫 트렌드 스니커즈

몇 년째 스니커즈계에 이어져온 동향이 하나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출시되는 ‘신상’보다, 수십 년 전에 출시됐던 신발이 다시금 주목받는 현상이죠. 그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역시 탄생 70여 년 만에 정점에 오른 아디다스 삼바입니다. 이후 코르테즈(1964년 탄생), 멕시코 66(1966년 탄생), 그리고 스피드캣(2000년 탄생)까지 수많은 ‘레트로 스니커즈’가 인기를 끌었죠. 지금, 또 하나의 스니커즈가 복귀 준비를 마쳤습니다. 1996년 탄생한 나이키 업템포가 그 주인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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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한 생김새, 그리고 큼지막하게 ‘AIR’라고 적혀 있는 디자인이 특징인 업템포는 본래 농구화였습니다. 신발 디자이너 윌슨 스미스(Wilson Smith)가 1990년대 특유의 팝아트와 그래피티 문화에서 영감받아 완성한 신발이죠. 업템포를 처음 착용하고 모습을 드러낸 인물은 마이클 조던의 팀메이트이자 시카고 불스의 2인자, 스카티 피펜(Scottie Pippen)입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성조기를 연상시키는 컬러의 모델을 신고 금메달을 차지한 스카티 피펜 덕분에 업템포 역시 인기를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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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esy of Supreme

하지만 업템포의 진정한 황금기는 1990년대 후반이 아닙니다. 버질 아블로가 오프화이트를 론칭하고 뎀나가 베트멍을 시작한 2010년대 중반, 스트리트웨어 열풍이 불며 업템포 역시 다시금 관심을 받았죠. 업템포 특유의 뭉툭한 실루엣은 발렌시아가의 트리플S로 대표되는 어글리 슈즈 열풍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졌습니다. 2010년대를 지배했던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슈프림 역시 나이키와의 협업 모델을 선보이며 기름을 부었고요. 한국에서는 지드래곤의 영향으로 한때 업템포를 리셀 가격에 구매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유행하던 디스트로이드 데님, 혹은 조거 팬츠에 업템포를 매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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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근거 없이 ‘업템포가 돌아올 것이다’라고 무모하게 예언하는 것은 아닙니다. 트렌드 최전선에 서 있는 티모시 샬라메가 지난달 영국영화협회가 주최한 인터뷰 세션에 참석하며 업템포를 신었거든요. 특히 눈에 들어온 부분은 스타일링입니다. 10년 전과는 전혀 다른 무드가 느껴졌거든요. 이날 티모시 샬라메가 걸친 레더 재킷은 1990년대 엠포리오 아르마니 제품이었습니다. 엄청난 잔주름 덕분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죠. Y2K풍 카고 팬츠를 입고, 신발에는 때가 잔뜩 끼어 있었습니다. 한때는 스트리트웨어의 상징과도 같던 스니커즈를 빈티지풍으로 소화한 센스가 눈에 들어왔죠.

10년 전, 우리 모두가 갖고 싶어 하던 그 신발이 돌아왔습니다. 2025년 처음으로 구매할 스니커즈로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업템포를 선택해도 좋겠군요.

사진
Getty Images,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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