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속에 스토커가 살고 있습니다! 바로 ‘염증’이란 녀석인데요.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며 몸속에 잠복하다가, 약해진 틈을 타 각종 질병을 일으키죠.

염증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기전으로 나타나는 급성 염증은 ‘착한 염증’으로 불립니다. 우리가 스토커라 부르는 염증은 만성 염증인데요. 몸속을 돌아다니며 알 수 없는 통증과 피로, 불면증, 면역력 저하 등을 일으킵니다.

나쁜 염증은 어떻게 물리쳐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몸속 염증은 섭취하는 음식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영양 전문가 요한 만노네(Yohan Mannone)가 염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식품 두 가지를 꼽았습니다.

1. 글루텐 함유 식품

글루텐은 밀이나 보리 같은 곡물에 들어 있는 성분입니다. 빵이나 면을 반죽할 때 쫄깃하고 찰진 식감을 만들며, 잘 부풀게 하는 역할을 하죠.

빵순이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성분이지만 많은 사람이 ‘글루텐 프리(Gluten-Free)’를 외치는 이유가 있습니다.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인데요. 글루텐은 우리 몸속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못하고, 펩타이드 형태의 불규칙한 덩어리가 됩니다. 이 펩타이드 형태의 덩어리가 장 점막을 손상시키고, 장 점막을 빠져나가 혈액을 통해 온몸을 돌아다니며 곳곳에 염증을 일으키죠.

글루텐의 유혹을 완벽하게 떨쳐내긴 쉽지 않기 때문에 섭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현명한데요. 글루텐이 많이 함유된 빵이나 면, 시리얼, 크래커 등 밀가루로 만든 식품은 가능한 한 먹지 않고, 쌀이나 옥수수, 감자, 퀴노아, 콩을 비롯해 과일과 채소, 달걀 등을 섭취하길 권합니다.

빵을 도저히 포기 못한다면, 사워도우 빵을 선택하세요. 발효 과정에서 글루텐이 분해되기 때문에 글루텐 함량이 적은 것은 물론 혈당 지수도 낮아 다이어트할 때 먹기에도 제격입니다.

2. 저품질 유제품

우리와 친숙한 식품, 우유에도 염증을 유발하는 성분이 들어 있죠! 범인은 ‘유당’과 ‘카세인’입니다.

유당은 우유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로, 일반적으로 락타아제라는 효소에 의해 분해됩니다. 그런데 몸속에 락타아제 효소가 부족해 제대로 분해되지 않고 대장을 통과하면 염증 반응을 비롯해 속이 더부룩하거나 설사 같은 위장관 문제를 유발합니다.

또 다른 우유 성분, 카세인은 우유 단백질의 약 80%를 차지하는데요. 카세인 단백질은 크게 알파s1카세인, 알파s2카세인, 베타카세인, 카파카세인 총 네 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중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베타카세인이죠. 베타카세인 성분 중 하나인 A1베타카세인은 분해되면서 소화불량 등을 일으키는 펩타이드를 생성해 장내 염증을 일으킵니다. A1베타카세인은 우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유전적으로 교배를 거치거나,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젖소의 우유에 많이 들어 있는데요. 이런 이유로 소화불량을 완화하는 A2베타카세인만 함유된 A2 우유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유제품은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요? 먼저 우유를 먹고 배앓이를 하는 사람이라면 유당이 함유되지 않은 락토 프리 우유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고요. 좋은 환경에서 자란 무항생제 우유인지도 확인하기 바랍니다. 우유를 원재료로 하는 버터는 카세인 함량이 낮은 생버터나 기 버터를 고르는 것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