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 권지용, 지드래곤 🙂
기적과 경외, 경탄과 찬사의 두 글자, G와 D.
지금 지드래곤은 어디에 있을까? 세상의 전부라는 작업실, 가장 먼저 그에게 공개되는 비밀 컬렉션 현장? 그중 하루는 분명히 〈보그〉의 서울 촬영지였고, 귀가한 그가 스마일이 흩날리는 답장을 보내왔다.
<보그>와 오랜 기간 함께해왔죠. 특히 2016년 <보그> 창간 20주년엔 한국 톱 모델들과 함께 칼 라거펠트의 카메라 앞에 섰던 에디션이 기억나는군요.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권지용, G-DRAGON, GD 저를 불러주시는 여러 이름이 있잖아요? 여러분이 보는 그 여러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평상시 제 모습 그대로인 캐주얼한 권지용의 모습으로도 촬영했고, ‘POWER’와 ‘HOME SWEET HOME’ 컨셉에 샤넬을 접목한 모습도 보실 수 있어요. 그리고 ‘GD’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또한 함께했죠.
지난 5월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처음 선보인 2024/25 샤넬 크루즈 컬렉션 레플리카 쇼를 홍콩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참석한 지드래곤의 일거수일투족이 역시 화제였죠. 최근 샤넬 컬렉션에서 어떤 자극을 받았나요?
샤넬과 오래 함께해왔는데 새로운 쇼를 볼 때마다 매번 영감을 받아요. 개인적으로는 이제 디테일을 기대해요. 새로운 룩에 새로운 소재가 더해질 경우 흥미롭더라고요. 직접 가지 못한 쇼에서 공개된 옷을 오늘처럼 실제로 접했을 때, 그 색감이나 디테일을 보면 너무 재밌어요. 이렇게 늘 저를 놀라게 하는 게 가장 큰 자극이죠!
샤넬의 정체성을 입지만, ‘나답게’ 재해석하는 아티스트입니다. 기존 패션을 본인만의 방식으로 해석할 때 무엇이 기준이 되나요?
지금이에요. 지금에 집중해서 내가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에 솔직해지려고 노력해요. 너무 많은걸 고려하지 않고 지금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한 다음 결정하죠. 하지만 산으로 가지 않도록 주변 전문가의 얘기도 참고해요. 제가 늘 정답일 수는 없잖아요.🙂 모든 건 자연스러워야 좋으니까요.
이번 컴백에서는 스카프 패션이 특히 인상적인데요,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나요? 1980년대생으로서 원타임의 수건 패션이 떠올라 반가웠습니다.
영감을 받은 건 아니고, 제가 헤어 스타일링을 잘 못해서 평소에 즐겨 했던 거예요.
지난 10월 31일 7년의 공백을 깨고 ‘POWER’로 돌아와 기뻤어요. 지드래곤은 ‘나다워지는 것’을 주창해왔죠. 앨범과 컴백 후 활동 모두 자신답게 해낸 것 같나요?
벌써 지난해 일이군요. ‘POWER’ 발매하기 바로 전날,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기습적으로 공개했어요.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POWER’ 일부를 공개하고 자정에 갑자기 라이브를 했는데요. 가장 저다운 공개 방식이었죠. 늘 깜짝 놀랄 만한 새로운 걸 찾는달까요? 그리고 한 달 후에 ‘HOME SWEET HOME’도 기습적으로 공개했는데, 그때는 아무런 사전 티저 없이 음원을 발매하고 다음 날 곧바로 <2024 MAMA AWARDS> 무대에 섰죠. 이렇게 남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걸 좋아하나 봐요. 벌써 2개월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두 곡이 큰 사랑을 받고 있어서 감사할 뿐이에요. 아무래도 ‘나답게’ 만들고 선보인 곡이어서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것이 정말 나다운 걸까?’ 의구심이 들곤 합니다. 내 선택이지만, 알고 보면 남의 시선을 의식했거나, 사회가 주입한 방식에 따른 건 아닐까요?
저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저는 저를 더 믿고 있고, 그러기 위해 더 노력해요. 나답게 살다 보면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더라고요.🙂
가요계에 들어온 지 30여 년이군요! 음악 작업을 일로 받아들인 적 없다고요. 일가를 이룬 아티스트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당신은 아니에요. 음악은 지드래곤에게 운명 같은 건가요?
운명이라고 볼 수 있죠. 제가 뭘 어떻게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뮤지션은 지난 앨범을 들으면 그때의 자신이 상기된다죠. 지드래곤은 특히 자기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어온 아티스트예요. 자신의 예전 앨범에서 노래를 일부러 찾아 듣나요? 그럴 땐 어떤 기분인지 궁금해요.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업실이 세상의 전부라고 말했지만, 산책이나 명상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삶의 반경이 다른 쪽으로, 예를 들어 자연으로 확장됐나요?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하는 편이에요.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하는 순간이 필요하다는 걸 시간이 지날수록 알게 됐거든요.
스스로 “호기심이 많은 사람”임을 인정하고, 여러 예술 분야, 테크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죠. 관련 전문가와의 협업에도 열려 있고요.
새로운 기술을 직접 확인하고 경험하면서 제가 하는 일에 어떻게 접목할지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어떤 형태의 결과물이 나올지 저도 무척 기대하는 부분이에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 때, 전 세계 <보그>가 ‘희망’이라는 주제로 9월호를 준비했는데요, 그때 아티스트 지드래곤이 라이팅 아트로 완성한 작품을 <보그 코리아> 커버에 담았죠. 지난봄에는 7년 전 그린 그림 ‘Youth is Flower’가 서울옥션 경매에 나왔어요. 음악 창작이 아닌 미술 작업은 지드래곤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그림을 그리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그것만으로 충분해요. 관련 이벤트를 염두에 두고 그림을 그리거나 작업하진 않지만, 재밌는 프로젝트는 늘 너무 좋아요!
2025년은 어떤 해가 되길 바라나요?
2025년엔 새로운 곡으로 인사드릴 거예요. 어느 날 갑자기 또 한 번 놀라게 할 테니 기대해주세요.🙂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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