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 0%, 멋 100%! 10년 만에 돌아온 이 액세서리
2020년대 초반을 지배했던 메가 트렌드, Y2K를 잊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1990년대 후반을 지배했던 로우라이즈 청바지와 크롭트 톱이 20대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고요. 그 열풍 속에서 <보그>를 포함한 매거진들은 Y2K 이후 도래할 트렌드가 무엇일지 추론하기에 바빴습니다.
수많은 후보가 등장했지만, 가장 유력한 다음 타자로 꼽힌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유행했던 인디 슬리즈입니다. 밤새 파티를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듯, ‘꾀죄죄한 무드’를 자아내는 스타일이죠. 스카이 페레이라, 케이트 모스, 알렉사 청 같은 인물들이 인디 슬리즈의 아이콘으로 꼽혔고요. 위 이미지들을 자세히 살펴보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눈에 들어올 겁니다. 이들 모두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있다는 사실이죠. 가늘고 긴 스키니 스카프는 당시 유행하던 빈티지풍 티셔츠, 스키니 진, 그리고 타이트한 블레이저와 완벽한 궁합을 자랑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울 스카프와 달리 목과 뒤통수를 따뜻하게 해주지는 못하지만, 쿨한 무드를 자아내기에 제격인 아이템이었죠.
패션 검색 플랫폼, 스타일라이트(Stylight)는 2024년 스키니 스카프 관련 검색량이 2023년에 비해 무려 471% 증가했다는 통계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고요. 눈치 빠른 셀럽들은 이미 스키니 스카프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티모시 샬라메고요(조금 전, 글을 작성하던 중 그가 프라다 룩을 입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스키니 스카프를 선택했더군요).
티모시는 최근 하이더 아커만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맞이한 톰 포드의 의상을 입고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했습니다. 목에는 폴카 도트 패턴 실크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죠. 지난 15일, 파리에서 열린 프리미어에는 샤넬의 레더 재킷에 핑크색 스키니 스카프를 매치한 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페미닌한 무드를 한 스푼 섞는 ‘베이비걸’ 스타일링의 정석이었죠. 티모시 샬라메의 룩만 봐도, 스키니 스카프는 더 이상 인디 슬리즈 스타일을 연출하는 데만 쓰이는 아이템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벨라 하디드와 카이아 거버의 스타일링도 살펴볼까요? 둘 다 인디 슬리즈 특유의 꾀죄죄한 멋과는 거리가 먼 스타일링을 선보였습니다. 체크 코트 위에 스키니 스카프를 두른 벨라 하디드는 도서관 사서처럼 보이기도 했죠. 카이아 거버는 스카프와 같은 컬러의 시스루 탱크 톱을 활용해 미니멀한 룩을 완성했습니다.
런웨이에서도 영감이 넘쳐납니다. 런던 스타일을 재해석하는 젊은 디자이너, 에런 에쉬(Aaron Esh)는 두 시즌 연속으로 스키니 스카프를 선보였죠. 스카프를 아래로 길게 늘어뜨리는 스타일링이 특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마리아노는 스카프에 패턴과 프린팅을 가미해 위트를 표현했고, 페라가모의 룩은 ‘조용한 럭셔리’ 그 자체였죠. 올겨울에는 불어오는 찬 바람을 감내하며, 돌아온 스키니 스카프와 함께 개성을 되찾아보세요!
- 사진
- Getty Images, GoRunway, Instagram,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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