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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고 즐기기” 이상건 #대한민국 대표 남자 모델

2025.01.31

“마음을 비우고 즐기기” 이상건 #대한민국 대표 남자 모델

2025년 바로 지금, 대한민국 대표 남자 모델 8인이 전 세계 패션을 대표한다. 어떤 치장도 없이 본연의 모습 그대로 〈보그〉 폴라로이드에 찍혔다!

Sanggun Lee

2019년 9월 발렌시아가 2020 S/S 컬렉션으로 유럽 데뷔를 이룬 이상건(<심슨 가족>이 발렌시아가를 패러디했을 때, 주인공 호머 심슨이 입은 것이 바로 그의 룩이다)은 국내보다 해외 활동이 많은 모델이다. 수백 명의 시선이 쏟아지는 가운데 런웨이를 걷고, 커다란 옥외 광고판을 수차례 장식한 그는 아직도 사람들 앞에 서는 게 쑥스럽다고 말한다.

모델이 된 이유.

모델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패션을 좋아해 패션디자인과에 진학해 공부하던 중, 키가 가장 크다는 이유로 선배의 졸업 컬렉션 런웨이에 모델로 올랐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마음속의 무언가가 점화된 것 같다. 마침 누나가 강사로 일하던 필라테스 학원에 다니던 모델 에이전시 고스트의 대표님을 누나에게 소개받았다. 특별한 질문도 없이 계약하자는 대표님의 말에, 사기당하는 줄 알았다.(웃음) 그때는 회사의 규모가 너무 작기도 했다.

Bottega Veneta 2022 F/W

첫 쇼, 첫 화보, 첫 캠페인.

첫 쇼는 발렌시아가 2020 S/S 컬렉션. 거대한 패딩을 입고 런웨이에 올랐다. 첫 화보는 루키 특집 화보였고, 첫 캠페인은 보테가 베네타.

쇼, 화보, 캠페인 작업 중 가장 선호하는 일과 가장 욕심나는 일.

처음에는 쇼에 서는 게 너무 떨렸다. 발렌시아가 때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바람에 모든 스태프가 달려와 “괜찮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지금은 쇼가 가장 재밌다. 가장 욕심나는 건 캠페인.

만약 모델이 되지 않았다면.

정확히는 몰라도, 패션계에서 일할 것 같다. 부모님을 따라 부동산 중개업자가 됐거나!

평소 스타일링.

오늘 입고 온 후디와 스웨트팬츠처럼 편안한 옷을 즐겨 입는다.

캐스팅때 입는 옷.

평소와 똑같다.

얼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과 조금은 싫은 곳.

마음에 드는 곳은 입술, 싫은 곳은 코. 양쪽 콧구멍 크기가 다르다.

성공적인 캐스팅을 위한 비법.

마음을 비우고 즐기는 것. 실패해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2025년 꼭 사고 싶은 물건.

이제 어느 정도 나이도 들었으니, 집으로 하겠다.

화보나 광고 촬영, 쇼처럼 큰일을 앞두고 따르는 루틴.

평상시보다 더 적게 먹는다. 술을 정말 좋아하는데, 사흘 전부터 마시지 않는다.

이상건만의 런웨이에 흘러나올 음악.

조금 웃길 수 있지만 창모의 ‘메테오’를 꼽겠다. 개인적인 추억이 담긴 곡이다. 몇 년 전 ‘뭐라도 해내겠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파리에 갔다. 그때 이 곡의 가사가 크게 와닿았다.

큰 키와 마른 몸 빼고, 모델이 갖춰야 할 조건 세 가지.

겸손, 내려놓을 줄 아는 태도, 마지막은 낭만이다. 평생 모델로 일할 순 없으니, 뭐든 낭만적인 태도로 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지금까지 가본 많은 도시 중 가장 살고 싶은 곳.

지금 런던에 살고 있다. 앞으로도 쭉 그러고 싶다.

모델로 맞이한 최고의 순간.

2022년, 내가 등장한 보테가 베네타의 캠페인 이미지가 성수동 대림창고 벽면에 커다랗게 걸렸을 때! 그 앞에 서서 찍은 사진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포토그래퍼나 브랜드.

거창한 목표를 설정하는 편은 아니다. 그저 다양한 색깔의 자신을 내가 직접 보고 싶어서 모델 일을 할 뿐이다.

한국 모델만의 차별점.

모두 예의 바르다. 스타일도 뛰어나고, 제일 잘생겼다.(웃음)

이상건이 생각하는 ‘멋있는 모델’.

멋있는 외모뿐 아니라 내적으로도 단단한 모델이 아닐까? 그래서 여러 가지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

모델로서 최종 목표.

앞에서 말한 것처럼 다채로운 나를 직접 보고 싶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1년 전부터 기부를 시작했다. (VK)

패션 에디터
신은지
에디터
안건호
포토
이수정, GoRunway, Courtesy of Bottega Veneta
모델
백준영, 김지호, 유하민, 이상건, 오권호, 김현준, 김두경, 김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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