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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마리아 사운드 스튜디오가 창조하는 패션의 언어

2025.02.04

산타마리아 사운드 스튜디오가 창조하는 패션의 언어

지금 패션 세계에서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고 있다. 홍보, 디자인, 사운드, 스타일링 장르에서 정점에 달한 다섯 명의 남자를 만났다.

아이스버그(Iceberg) 쇼장에서 포착한 타란티니와 포르게티.

Dorian Stefano Tarantini & Paolo Forchetti

“소리는 브랜드 언어를 완성하는 데 필수다.” ‘산타마리아 사운드 스튜디오’는 이렇게 탄생했다. 그렇다면 도리안 스테파노 타란티니와 파올로 포르케티는 새로운 패션 언어를 어떻게 창조할까?

이들은 패션과 음악의 교차점에서 10년 넘게 협업해왔지만 공식적으로는 ‘산타마리아 사운드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바로 도리안 스테파노 타란티니(Dorian Stefano Tarantini)와 파올로 포르케티(Paolo Forchetti) 이야기다.

기억에 남는 것을 만드는 것이 여전히 브랜딩의 중요한 요소라면, 소리는 소비자에게 기억을 각인시키는 중요한 채널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처럼 짧은 이미지와 비디오에 끊임없이 폭격당하는 시대에는(이를 잘 알고 있는 틱톡의 성공이 보여주듯), 시각적 피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점점 더 빨라지고 디지털화되며 끊임없이 연결된 세상이 요구하는 멀티태스킹이라는 가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오디오의 세계로 향한다.

그러나 마케팅 전략이나 세대 간 이론을 논하기 전에, 도리안 스테파노 타란티니와 파올로 포르케티를 하나로 결속한 것은 언제나 이들이 공유하던 음악에 대한 깊은 열정이었다. 패션 디자이너와 사운드 디자이너인 이 크리에이티브 듀오는 이미 수년간 매진해온 프로젝트와 클라이언트의 포트폴리오를 모으고, 마침내 사운드 큐레이션 프로젝트를 공식화하기 위해 산타마리아 사운드 스튜디오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패션에서는 디테일과 맞춤화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소리도 브랜드 언어를 완성하는 데 필수적입니다”라고 그들은 설명한다.

특히 타란티니는 ‘보르보네제(Borbonese)’를 비롯한 여러 패션 브랜드에서 스타일리스트로 일한 경험과 개인 프로젝트 ‘M1992’를 통해 패션 언어와 그것이 요구하는 것들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그뿐 아니다. “패션을 공부하면서 음악 세계에도 동시에 접근했습니다. 클럽 플라스틱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션을 맡아 콘서트와 DJ 세트를 기획하고 DJ로 활약했죠. 제 배경은 시간이 지나면서 받아들인 서브컬처, 팝에서 펑크, 모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여러 레이어링 덕분에 현재 우리는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방대한 음악 라이브러리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반면 포르케티의 뿌리는 가족이다. “모든 가족이 다양한 음악을 듣는 집안에서 성장했습니다. 팝에서 록, 1990년대 R&B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르를 들으며 자랐죠. 그런 뒤, 사운드 디자인과 전자음악을 ‘콘세르바토리오(음악학교)’에서 공부하면서 광범위한 음악적 배경을 심화시켰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일종의 물리적, 정신적인 음악 아카이브를 만들었습니다.” 포르케티의 이 소중한 레퍼토리는 타란티니의 음악과 결합해 산타마리아 사운드 스튜디오의 형태를 완성했다. “컬렉션 분위기와 영감에 따라 우리는 늘 문자 그대로의 해석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주제를 뛰어넘어 일관되고 기억에 남는 사운드 프로젝트를 제안하기 위해 폭넓은 연구를 수행합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창의적 접근 방식을 설명한다.

음악이 패션쇼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힘을 지녔다면, 다른 사람의 비전을 대신해 창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작업하는 프로젝트에 몰입하고, 브랜드를 연구하며, 브랜드에서 원하는 것이 뭔지 이해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도구 중 하나입니다”라고 두 사람은 지적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로지 자신을 위한 작업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심리적 측면도 있죠.” 그렇다고 타란티니와 포르케티의 사운드 작품에 개인적인 요소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든 프로젝트에는 늘 우리의 터치가 들어 있죠. 거의 불협화음에 가까운 ‘매시업’을 만들어내는 팝 요소를 삽입합니다. 우리를 차별화하는 것은 각 프로젝트에 넣으려는 낭만적이고 감성적인 측면입니다. 쇼에 대한 일종의 인간화죠.” 이와 동일한 ‘인간화’가 인공지능을 통해 사운드트랙과 어우러져 산타마리아 사운드 스튜디오의 사운드 로고에 생명을 불어넣는 듯한 음성의 형태로 돌아온다.

스튜디오 내의 오브제, LP 등에서도 듀오의 취향이 느껴진다.

미래에 그들은 밀라노를 떠나 중동 지역으로 진입하길 꿈꾼다. “여기서의 작업은 이미 국제적이지만, 중동의 활기찬 분위기가 우릴 끌어당깁니다. 그들은 전통 음악과 그에 맞는 전통 악기에 매우 강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흥미로운 진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꿈을 꾸는 게 나쁜 일이 아니라면, 과연 그들이라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몇몇 패션쇼의 사운드트랙을 어떻게 만들었을지 상상해보는 건 어떨까? “1990년대 티에리 뮈글러, 1991년과 1992년 한 아파트에서 열린 프라다의 쇼. 무엇보다도 페르마넨테(Permanente) 박물관에서 열린 가장 아름다웠던 쇼인 돌체앤가바나 1994년 가을/겨울 패션쇼 작업을 하고 싶었을 거예요. 1990년대 전자음악에 1950년대 영화의 사운드트랙과 트립 합(Trip-hop)을 약간 섞었다면 끝내줬겠죠.” 상상을 즐기며 이야기하는 그들이다. 아울러 디올, 카발리, 베르사체와 빠르게 변화하는 하우스 음악의 라이브 매시업도 떠올린다.

현재 산타마리아 사운드 스튜디오는 비베타에서 카발리, MSGM, 조르지오 아르마니에 이르기까지 이미 수많은 프로젝트와 클라이언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패션쇼와 상관없이 ‘NM3’ 같은 디자인 현실과 교차하는 여러 부수적인 프로젝트까지 진행 중이다. 브랜드의 창조 과정에서 왜 사운드를 사용해야 하는지 아직도 궁금한가? 대답은 생각보다 간단하고 현대적이다. “우리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어떤 것도 만들지 않습니다. 소리야말로 지속 가능하죠.” (VK)

    에디터
    안건호
    GIORGIA FEROLDI
    사진
    ANDREEA CAST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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