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뉴스

2025 가을/겨울 뉴욕 패션 위크 DAY 3

2025.02.10

2025 가을/겨울 뉴욕 패션 위크 DAY 3

2025 가을/겨울 패션 위크가 무르익어갑니다. 셋째 날을 채운 디자이너는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현실에 맞섰습니다. 시끄러운 세상 대신 브랜드와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이도 있고, 새로운 시도로 미래를 궁금하게 만든 이도 있죠. 상상력과 친밀함의 힘을 일깨운 이도 있고요. 패션의 다양한 역할을 보여준 뉴욕 패션 위크 3일 차, 오늘의 쇼를 만나보세요.

섬네일 디자인: 허단비

알투자라

개성과 여성성은 알투자라 2025 가을/겨울 컬렉션을 관통하는 키워드였습니다. 친밀감과 개성이 스펙터클과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으로 대체된 요즘, 우리가 무엇을 잃고 또 잊고 살았는지 상기시켜주었죠. 특히 알투자라만의 우아하면서도 기발한 디테일이 빛을 발했습니다. 오프닝 룩으로 등장한 케이프 코트만 봐도 그렇습니다. 이제는 너무 흔해진 아이템이지만 알투자라는 소매를 추가한 디자인으로 실용성을 더했습니다. 휘날리는 숄로 가볍고 여운 있는 실루엣을 완성한 라벤더 드레스를 포함해 얇은 시폰 소재의 이브닝드레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유행하는 스타일이라기보다 고전적이면서도 페미닌한, 알투자라만의 독특한 우아함이 물씬 풍기는 컬렉션이었죠.

Altuzarra F/W 2025 RTW
Altuzarra F/W 2025 RTW
Altuzarra F/W 2025 RTW
Altuzarra F/W 2025 RTW
Altuzarra F/W 2025 RTW
Altuzarra F/W 2025 RTW
Altuzarra F/W 2025 RTW
Altuzarra F/W 2025 RTW
Altuzarra F/W 2025 RTW
Altuzarra F/W 2025 RTW

에카우스 라타

조이 라타와 마이크 에카우스의 화두는 지난 몇 시즌 동안 ‘기본’이었습니다. 2025 가을/겨울 컬렉션은 그 오랜 고민의 결실과도 같았죠. 기본을 넘어 대담하면서도 단순한, 에카우스 라타의 정수를 담고 있었거든요. 스웨터 안에 받쳐 입은 후디, 부드러운 니트 시프트 드레스, 동전 지갑처럼 큼직한 주머니가 달린 카고 팬츠, 비대칭과 슬릿을 활용한 스커트 등 시선을 사로잡는 아이템이 많았지만 주인공은 단연, 가죽이었습니다. 이중 지퍼가 달린 빨간 후디부터 노란색과 무채색이 추상화처럼 물든 가죽 아이템까지, 모두 에코 콜렉티브와 협업한 결과였죠. 두 디자이너는 이번 컬렉션이 ‘판타지’를 위한 게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소셜 미디어처럼) 편집된 현실을 위해 옷을 입는다는 개념에 반감을 느낀다면서요. 납작한 화면 속 과장된 이미지가 아니라 삶과 나 자신을 반영한 옷을 입어야 한다는 메시지였죠. 요즘 같은 세상에는 오히려 이 메시지가 더 판타지처럼 느껴지긴 했지만요.

Eckhaus Latta F/W 2025 RTW
Eckhaus Latta F/W 2025 RTW
Eckhaus Latta F/W 2025 RTW
Eckhaus Latta F/W 2025 RTW
Eckhaus Latta F/W 2025 RTW
Eckhaus Latta F/W 2025 RTW
Eckhaus Latta F/W 2025 RTW
Eckhaus Latta F/W 2025 RTW
Eckhaus Latta F/W 2025 RTW
Eckhaus Latta F/W 2025 RTW
Eckhaus Latta F/W 2025 RTW
Eckhaus Latta F/W 2025 RTW

프라발 구룽

프라발 구룽은 5월에 출간될 회고록 <소녀처럼 걷기(Walk Like a Girl)>를 집필하며 지금껏 걸어온 길을 돌아봤습니다. 그에게 패션은 불확실한 현실을 이해하는 방식이자 피난처였죠. 그래서일까요? 평소 정치적인 목소리를 주저 없이 내는 그지만 이번만은 사뭇 달랐습니다. 대신 구룽은 ‘편안함과 친숙함’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세상에서 위로와 포옹을 받고 싶다고 말했죠.

그 밑바탕이 되어준 풍경은 ‘밤 외출에서 다음 날 아침까지의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친구나 애인의 집이든, 파티장이든 어딘가에서 밤을 보낸 이들의 모습을 탐구했죠. 애인의 옷을 그대로 걸치고 나온 듯한 실루엣부터 가슴까지 풀어헤친 셔츠, 잘못 입은 듯한 니트, 어깨를 드러낸 카디건 등 흐트러진 옷차림이 주는 아름다움은 어느 때보다 친밀하게 느껴졌습니다. 양면 캐시미어 토퍼나 모피 트리밍 디테일에서 구룽의 염원을 읽을 수 있었고요. 그가 15년 가까이 일궈온 패션이라는 피난처는 이토록 아늑하고 자유롭습니다.

Prabal Gurung F/W 2025 RTW
Prabal Gurung F/W 2025 RTW
Prabal Gurung F/W 2025 RTW
Prabal Gurung F/W 2025 RTW
Prabal Gurung F/W 2025 RTW
Prabal Gurung F/W 2025 RTW
Prabal Gurung F/W 2025 RTW
Prabal Gurung F/W 2025 RTW
Prabal Gurung F/W 2025 RTW
Prabal Gurung F/W 2025 RTW
Prabal Gurung F/W 2025 RTW
Prabal Gurung F/W 2025 RTW
Prabal Gurung F/W 2025 RTW

케이트

파크 애비뉴 아모리, 광활한 공간에 금빛 원형 런웨이가 놓였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눈부신 성장을 이룬 케이트에 어울리는 웅장함이었죠. 캐서린 홀스타인은 데이비드 린치의 오랜 팬입니다. 금색 런웨이도 데이비드 린치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오즈의 마법사> 속 노란 벽돌 길을 암시한 것이죠.

레오파드를 비롯한 강렬하고 러프한 스타일에서는 영화 <광란의 사랑>이 떠올랐고, 코르셋 톱이나 풍성한 드레스에서는 시대극과 비슷한 종류의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어느 때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아이템으로 가득했어요. 컬렉션 전반에 등장한 와이드 핏 생지 데님과 다양한 실루엣의 가죽 재킷, 도톰한 니트 등 난도가 비교적 낮은 아이템이 케이트만의 강렬한 무드를 등에 업고 줄지어 등장했습니다. 가죽 재킷 뒤편의 엇갈린 택(Tacks) 장식이나 올 풀린 코르셋 톱 등 ‘인간적인’ 디테일도 인상 깊었습니다. 케이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본 듯한 느낌이었죠.

Khaite F/W 2025 RTW
Khaite F/W 2025 RTW
Khaite F/W 2025 RTW
Khaite F/W 2025 RTW
Khaite F/W 2025 RTW
Khaite F/W 2025 RTW
Khaite F/W 2025 RTW
Khaite F/W 2025 RTW
Khaite F/W 2025 RTW
Khaite F/W 2025 RTW
Khaite F/W 2025 RTW
Khaite F/W 2025 RTW
Khaite F/W 2025 RTW
Khaite F/W 2025 RTW

#2025 가을/겨울 뉴욕 패션 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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