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뿌린 향수가 독이 될 수 있다
향기만큼 로맨틱한 표현 수단이 있을까요? 향기는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며, 그날의 기분을 표현하죠. 그런데 내가 뿌린 향수가 누군가에겐 공해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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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SNS에서 흥미로운 게시물을 봤습니다. 일본에서 ‘향해(香害)’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몇 년 전부터 학교나 직장, 이웃에서 강한 섬유 유연제와 향수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렵다는 소비자 상담이 많아졌다고 해요. 증상은 두통, 메스꺼움, 눈 따가움과 두근거림 등이었죠. 그래서 일본 후생노동성을 비롯한 관련 부처에서 ‘향기 공해’에 관한 공익광고 포스터를 배포했습니다.
비단 일본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향기 공해에 관한 내용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거든요. 사람이 많이 붐비는 대중교통이나 회사의 옆자리 동료, 식당과 병원, 영화관에서 진한 향수 냄새로 머리가 아프고 호흡곤란이 와 너무 힘들다고 호소합니다.
향기 공해는 단순히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다중화학물질과민증’과 연결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해요. 다중화학물질과민증은 화학물질로 인해 생기는 환경성 질환으로, 인공 향료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죠. 휘발성 유기화합물인 인공 향료는 새집 증후군의 원인으로 지목될 만큼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구토나 우울증을 일으키고 생식 기능이 저하되며 암을 유발합니다. 천식이나 폐 질환을 앓는 사람은 증상이 악화되기도 합니다. 향수는 물론 샴푸, 보디 워시, 로션, 디퓨저, 섬유 유연제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어 일상생활조차 어려워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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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환의 문제는 밝혀진 것이 많지 않아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는 것. 언제 누구에게 발병할지 예상할 수 없죠.
되도록 인공 향료가 첨가된 제품보다는 프래그런스 프리 제품이나 천연 에센셜 오일이 소량 첨가된 것이 좋습니다. 향이 오래 지속되는 섬유 유연제, 방향제 등은 초미세 입자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으니 피하는 것이 좋고요. 밀폐된 공간이라면 창을 열어 환기를 자주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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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괜찮다고 해서 모두 괜찮은 건 아니니 사회적 배려도 필요한데요. 엘리베이터, 대중교통, 학교, 회사, 병원 등에서 강한 향은 자제하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향수를 선택할 때는 알코올보다 휘발성이 낮은 물과 에센셜 오일을 혼합한 수성 향수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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