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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가을/겨울 런던 패션 위크 DAY 1~2

2025.02.24

2025 가을/겨울 런던 패션 위크 DAY 1~2

2025 가을/겨울 런던 패션 위크가 개막했지만, 런던 시내는 어쩐지 조용합니다. JW 앤더슨, 16알링턴, 초포바 로위나, 넨시 도자카, 알루왈리아, 노울스, 몰리 고다드까지 런던을 대표하는 인기 브랜드들의 이름이 캘린더에서 빠진 탓입니다. 노울스 공동 창립자 샬럿 노울스(Charlotte Knowles)와 알렉상드르 아르세놀트(Alexandre Arsenault)는 “현재 시장이 매우 불확실하다. 9월에 흥미로운 일을 벌일 계획이고, 에너지와 리소스를 거기 집중하려 한다”고 말해 그 배경에 경제 상황이 있다는 것을 짐작케 했죠. 그럼에도 패션 위크는 진행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패션을 향한 열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포문을 연 해리스 리드부터 이튿날 펼쳐진 리차드 퀸, 딜라라 핀디코글루, S.S. 달리의 쇼까지, 런던의 얼굴이 될 이들을 만나보세요.

섬네일 디자인 허단비

해리스 리드(@harris_reed)

“All the World’s a Stage.”
‘세상이 무대다’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이 오프닝 모델로 등장한 플로렌스 퓨의 입에서 흘러나왔습니다. 금박 무늬를 넣은 검은색 드레스는 그녀를 말리피센트처럼 보이게 했는데, “더 이상 두려움이 없을 때 비로소 창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죠. 누구보다 두려움을 드러내는 방어복을 입었음에도 말이에요. 이는 해리스 리드의 전략이기도 합니다. 약자들이 크리놀린을 어떻게 갑옷으로 활용하는지 보여주겠다는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그는 “퀴어, 여성 팀과 함께 고상하면서도 아름다운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룩을 설명했죠. 크리놀린으로 생긴 거리감이 곧 자신을 보호해줄 장치이기도 했고요. 또 그는 패션 디자이너 찰스 제임스(Charles James)의 흐르는 바이어스 컷과 드레이핑에 깊은 영감을 받았으며, 포르타 로마나와의 협업을 통해 가구 제작자의 기술적 접근 방식을 옷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편안한 구석이 하나도 없는 옷이 탄생했죠. 그는 불편함이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자신과 주변 환경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해줄 거라고 말합니다. 해리스 리드가 퓨의 입을 통해 말한 불편함의 의미가 무엇인지 스크롤을 내려 눈으로 경험해보세요.

Harris Reed 2025 F/W RTW
Harris Reed 2025 F/W RTW
Harris Reed 2025 F/W RTW
Harris Reed 2025 F/W RTW
Harris Reed 2025 F/W RTW
Harris Reed 2025 F/W RTW
Harris Reed 2025 F/W RTW
Harris Reed 2025 F/W RTW
Harris Reed 2025 F/W RTW

리차드 퀸(@richardquinn)

파티가 끝나고 난 후, 달이 머리 위 꼭대기쯤 왔을 때 리차드 퀸의 손님들은 흑백 드레스 행렬을 이루며 런웨이에 쏟아져 나왔죠. 1950~1960년대 유행하던 오뜨 꾸뛰르의 실루엣을 자랑하면서요. 벨 모양 코르셋, 패니어(Pannier) 스커트, 목을 감싸는 네크라인, 장미 코사지가 달린 새틴 리본이 허리와 목, 가슴 등에 피어났습니다. 우아한 이들의 행렬이 진행될수록 눈발은 거세지며 고혹적인 겨울의 아름다움이 무대 위를 부유했죠. 리차드 퀸은 ‘턱시도 정장’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밝히며 “저녁 식사용 재킷이 아닌 매우 세련되고 우아한 방식으로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연미복이 우아한 드레스로 바뀌는 건 프랑스식이지만, 리차드 퀸은 “파리에서 볼 법한 쇼를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파리에 있고 싶지는 않아요”라고 말했습니다. 한겨울 드레스로 탈바꿈한 클래식한 런더너의 연미복을 구경해볼까요?

Richard Quinn 2025 F/W RTW
Richard Quinn 2025 F/W RTW
Richard Quinn 2025 F/W RTW
Richard Quinn 2025 F/W RTW
Richard Quinn 2025 F/W RTW
Richard Quinn 2025 F/W RTW
Richard Quinn 2025 F/W RTW
Richard Quinn 2025 F/W RTW
Richard Quinn 2025 F/W RTW

딜라라 핀디코글루(@dilarafindikoglu)

‘혼돈 속 비너스’, 딜라라 핀디코글루의 컬렉션 제목입니다. 쇼가 진행된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고스 클럽인 슬라임라이트(Slimelight)는 혼돈의 정도를 가늠하기에 아주 적당한 장소였죠. 동굴 같은 바닥은 춥고 습하고 어두웠으며, 그런 곳에서 태어난 비너스는 “더 많은 판타지가 필요하다”는 핀디코글루의 말을 100% 반영한 듯 보였죠. 혼돈의 시기엔 여신도 괴물이 될 수 있고, 중세의 록 스타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심연 속에서 나타난 듯 나른한 표정을 한 모델들은 코르셋을 입었고, 조개껍질과 진주, 안전핀으로 만든 흉갑을 걸쳤으며, 그리스 로마 시대의 머릿결 그대로 구불구불한 머리를 늘어뜨리며 런웨이를 걸었습니다. 골반 아래로 ‘브이(V)’ 자로 잘려나간 실루엣만이 유일한 공통점이었죠. 핀디코글루는 “파괴를 통해 아름다움을 찾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고, 이는 내 인생과 모든 사람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파괴를 통해 피어난 아름다움을 맛보세요. 아주 매콤합니다.

Dilara Findikoglu 2025 F/W RTW
Dilara Findikoglu 2025 F/W RTW
Dilara Findikoglu 2025 F/W RTW
Dilara Findikoglu 2025 F/W RTW
Dilara Findikoglu 2025 F/W RTW
Dilara Findikoglu 2025 F/W RTW
Dilara Findikoglu 2025 F/W RTW
Dilara Findikoglu 2025 F/W RTW
Dilara Findikoglu 2025 F/W RTW

S.S. 달리(@ss_daley)

“정말 멋진 걸 만들고 싶었어요!”
정치적으로 변질되거나 과장되거나 잘 팔리는 옷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최근 패션계에서 고막이 정화되는 귀중한 말이었습니다. 스토키 달리는 영국의 패션 원형을 훑으며 “트렌치 코트, 더플코트, 동키 재킷이 있어요”라고 말했죠. 크림색, 빨간색, 검은색, 체크무늬가 1970년대 젊은이들을 떠올리게 했으며, 여성을 위한 크롭트 재킷과 코트, 버뮤다 팬츠와 복서 팬츠 등 다양한 콤보가 런더너의 전형처럼 보였습니다. 그는 그저 “글쎄요, 런던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축하하는 것이 적절하고 옳다고 느꼈어요”라고 말했을 뿐이죠. 독특한 영국식 고전주의에 집중하는 달리가 1920년대 스코틀랜드 예술가 프란시스 카델(Francis Cadell)에게 영감받아 컬러풀한 펠트 코트와 토트백을 내놓은 것은 그가 그저 젊은이들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디자이너가 아님을 말해줍니다. 스크롤을 내려 얼마나 멋진 걸 탄생시켰는지 직접 확인해보세요.

S.S. Daley 2025 F/W RTW
S.S. Daley 2025 F/W R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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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 Daley 2025 F/W RTW
S.S. Daley 2025 F/W RTW
S.S. Daley 2025 F/W RTW
S.S. Daley 2025 F/W RTW
S.S. Daley 2025 F/W RTW
S.S. Daley 2025 F/W RTW
S.S. Daley 2025 F/W RTW
S.S. Daley 2025 F/W R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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