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테이블웨어 브랜드의 창립자로 파리와 올리베를 오가며 낭만적이고 감각적인 일상을 영위하는 앨리스 모이로(Alice Moireau). 평화로운 루아르강과 숲을 벗 삼아 펼쳐지는 앨리스의 건강한 하루와 아름다운 미식 생활은 진정한 ‘럭셔리 라이프’가 무엇인지 깨닫게 하죠. 이 모든 순간의 배경이 되는 앨리스의 근사하고 아늑한 보금자리 ‘르 샬레 올리베(Le Chalet Olivet)’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감각 좋은 이들이 <보그>에 보내온 랜선 집들이 #마이월드, 그 열일곱 번째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MYSELF 안녕하세요! 저는 테이블웨어 브랜드 ‘Table(@t__a__b__l__e)’의 창립자 앨리스(@alicemoireau)입니다. 태어난 곳은 파리지만 ‘프랑스의 정원’으로 널리 알려진 루아르강 부근의 올리베(Olivet)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지금은 활기차고 분주한 에너지를 지닌 파리와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매력을 품은 올리베를 오가며 지내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소소한 즐거움이 제겐 무척 소중합니다. 탐험하기 좋은 로컬 마켓과 공들여 수집해온 빈티지 식기, 맛있는 음식과 좋은 사람들이 안부를 나누는 친밀한 모임이 바로 그런 거죠.

제가 열정을 쏟고 진심을 다하는 분야는 푸드 아트예요. 미식가이자 기업가로 요리라는 소중한 유산과 비하인드 스토리는 늘 흥미를 유발하죠. 요리 외에도 디자인, 특히 진정성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테이블 스타일링이 관심사 중 하나예요.

‘테이블’은 공동 창립자 캐롤린 페르드리(Caroline Perdrix)와 함께 2022년 론칭한 프렌치 테이블웨어 브랜드예요. 파리와 마르세유를 기반으로 운영 중이며 다채로운 컬렉션을 통해 전통적인 장인 정신을 기리죠. 오가닉 코튼으로 제작한 식탁보와 티 타월, 냅킨, 플레이스 매트, 앞치마처럼 테이블 텍스타일 라인을 총망라해 선보입니다. 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장인들과 협업해 세라믹이나 메탈, 우드 소재 오브제도 제작해요.

<보그 코리아> 오디언스에게 추천하고 싶은 제품은 제가 좋아하는 컬렉션이자 최근 발표한 ‘Lipari’입니다. 특히 앞치마, 플레이스 매트, 빅 사이즈 쇼핑백을 눈여겨보세요. 제 열정을 담은 브랜드 ‘테이블’은 서울에 위치한 미라벨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MY HOME 제가 머무는 ‘르 샬레 올리베’는 루아르 계곡 중심부에 자리 잡은 특별한 주택이에요. 1862년 스위스 건축가가 디자인한 이 건물은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에펠탑과 함께 처음 전시됐다고 해요. 그 후 스위스 전통 목공예의 본보기가 됐고요. 박람회가 끝난 후 남다른 심미안을 지닌 무역상이 샬레를 이전하고 재조립했다고 들었어요.

이 샬레를 소유하시던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눈 후 2022년 우리 남매가 구입했어요. 집을 구입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제가 사람들을 초대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인데요. 친구들과 함께 모여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갖고 싶었어요! 이를 위해 집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은 제 꿈을 이룰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이었죠.

2022년 10월부터 2023년까지는 리모델링을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며 3층으로 구성된 샬레의 1층은 아늑한 거실, 주방, 다이닝 공간으로 꾸몄죠. 위층엔 메인 침실과 욕실이 있고, 꼭대기 층에는 매력적인 침실을 마련했죠. 집에 배치한 가구와 오브제는 퀄리티 좋은 세컨드핸드, 빈티지예요. 세월의 흔적이 깃든 아이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에 매료되곤 해요.

집 주변으로는 산책하기 좋은 향기로운 정원이 펼쳐져 있고 이 정원은 루아르강으로 바로 연결됩니다. 고요하고 그림 같은 환경이 마음에 들어요. 마을 곳곳을 누빌 수 있는 보트와 자전거도 마련해뒀죠. 샬레를 정비하고 리모델링을 모두 완료한 것을 기념해 2023년 6월 16일에 열었던 파티는 큰 기쁨이었어요. 올리베에 머물지 않을 때 샬레는 에어비앤비로 운영합니다.

INSPIRATION 홈 스타일링에 대한 영감은 우리 가족이 소유해온 기념품과 장인 정신에 대한 경의, 감사에서 시작됩니다. 화가인 부모님 밑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덕분에 자연스럽게 예술과 창의성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했죠. 성장 배경 때문인지 새로운 것보단 시간이 축적돼 고유한 이야기를 품은 공간을 좋아해요.

‘르 샬레 올리베’를 리모델링할 때 역사적인 가치와 본질은 보존하면서 현대적이고 기능적인 편안함을 불어넣고자 했어요. 숨겨진 보석 같은 마을의 장인들과 협업하고 로컬 플리 마켓에서 구입한 빈티지 오브제를 소싱한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죠. 샬레의 아름답고 풍부한 역사와 제가 추구하는 미학을 조화롭게 반영했습니다.

FAVORITE PLACE ‘르 샬레 올리베’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의심할 여지 없이, 명백하게 답변할 수 있어요. 바로 주방입니다. 프렌치 인테리어 디자이너 뱅상 다레(Vincent Darré)의 스타일에서 모티브를 얻은 청자색 스트라이프 패턴은 주방에 경쾌한 활기를 더하면서 우아한 매력을 뽐내죠. 공간 디자인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비주얼 디테일과 주방이 갖춰야 할 기능적인 요소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제 요리 열정을 마음껏 발산하고 상상을 구현할 수 있어 애정하는 공간이에요. 오랜 시간 공들여 선별하고 세심하게 배치한 조리 도구, 빈티지 오브제, 기물과 식기로 장식했죠. 제 마음과 영혼의 단짝 같은 공간이자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 소중한 장소예요.

COLORS OF HOME 샬레를 아우르는 키 컬러는 그린이에요. 녹색은 샬레를 둘러싼 자연경관과 너그럽게 어우러지며 평온하고 온화한 감흥을 선사하죠. 공간 구석구석, 때로는 은유적으로 때로는 명확하게 그린 컬러를 추가해온 제 선택은 샬레의 자연, 특히 봄날의 산뜻한 숲과 반짝이는 강변에 대한 오마주예요.

이 컬러가 가장 돋보이는 공간이 바로 주방입니다. 주방의 컨셉을 고려해 맞춤 제작한 의자를 메인 식탁 주변으로 배치했고 식기류를 고를 때도 그린 컬러를 눈여겨보는 편이에요. 동시에 집 내부는 물론 외관의 핵심 같은 영역에서도 그린 컬러는 싱그럽고 신선하며 매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MUSIC FOR HOME 부드러운 음악의 선율과 차분하게 얽히는 자연의 소리로 공간을 채우는 편이에요. 잔잔하게 흐르는 강의 흐름,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 지저귀는 새들의 합창은 시골 마을의 정수이며 그 자체로 ‘Natural Symphony’, 자연의 교향곡이죠.

이 고요하고 아름다운 여백을 채우기 위해 종종 클래식 음악이나 어쿠스틱 멜로디와 함께할 때도 있어요. 좋아하는 클래식 연주가를 꼽자면 신고전주의의 선구자로 알려진 에릭 사티(Erik Satie)의 음악을 좋아합니다. 이른 아침엔 주방에서, 노을이 지기 시작할 무렵엔 테라스에서 감상해요.

프랑스의 전설적인 샹송 가수 바르바라(Barbara)의 멜랑콜리한 음악도 아주 좋아해요.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Je ne sais pas dire’인데요. 자연과 음악적 요소가 샬레를 채우는 순간이 찾아올 때면 오롯한 평화와 쉼을 선물합니다.

SCENT WITH HOME 샬레는 강과 정원, 자연의 내음을 느낄 수 있는 환경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공간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향이라고 여겨요. ‘르 샬레 올리베’에 어울리는 향을 고른다면 신선하고 싱그러운 풀 향, 정원의 나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레몬 버베나 향입니다.

이 공간에서 보내는 추억을 기념하기 위해 샬레를 찾는 게스트에게 스위스 브랜드 소더(Soeder)의 천연 비누, 그중에서도 ‘허벌 가든’을 제공합니다. 그리너리한 소나무 내음이 어우러진 비누 향이라 마음에 들어요. 오렌지 블로섬과 로즈 등의 딥티크 향초를 배치해 은은하지만 확실하게 아로마 테라피를 즐길 수 있도록 했죠. 따뜻하고 화사한 향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PERFECT DAY AT HOME ‘르 샬레 올리베’에서 보내는 완벽한 하루를 그려볼까요? 먼저 욕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은은하고 상쾌한 새벽녘의 햇살로 시작합니다. 아침에만 누릴 수 있는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테라스에 앉아 녹차 한 잔을 마시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갖습니다.

로컬 베이커리(정말 맛있는 아몬드 크루아상을 맛볼 수 있어요)에서 구입한 페이스트리로 아침 식사를 한 후 정원을 산책합니다. 숲을 거닐다 식탁에 오를 신선한 허브를 수확할 수도 있죠. 강 근처 마켓에서 구할 수 있는 제철 농산물로 아름다운 플레이팅의 맛있는 점심을 만듭니다. 요리하는 걸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3시간이 걸려도 즐거워요.

이번 겨울에 즐겨 먹은 디시를 소개하자면 치커리의 일종인 이탤리언 스카롤레(Scarole)를 사용한 핑크 샐러드예요. 라 그랑드 에피스리 드 파리(La Grande Épicerie de Paris)에서 구입한 품질 좋은 올리브 오일, 금귤과의 아그륌(Agrumes), 레몬 향이 감도는 비니거를 더해주면 상큼하고 프레시한 요리를 손쉽게 만들 수 있어요.

오후엔 강에서 보트를 타거나 한 폭의 그림 같은 자연을 만끽하며 자전거를 탑니다. 저녁이 다가오면 테라스에 식탁을 차리고 가족, 친구들과 함께 노을 지는 풍경을 감상하며 식사를 하고 웃음기 머금은 이야기를 나눠요. 1970년대 음악을 틀고 별빛을 조명 삼아 춤을 추면 완벽한 하루가 마무리됩니다.

MEANING OF HOME 개인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편안하고 따뜻한 안식처. 소중하고 행복한 추억이 서린 장소이자 진정한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르 샬레 올리베’를 통해 우리 가족의 유산과 샬레의 역사를 반영하는 동시에 분주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고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게스트에게 제공하고 싶어요. 궁극적으로 이 샬레를 찾는 모든 이에게 평온함과 영감을 주는 안식처가 되길 바랍니다.

*마이월드는 정성과 애정을 담아 ‘집’이란 공간을 가꾸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이들의 명료하고 오롯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인터뷰 시리즈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