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봄에는 긴 티셔츠에 ‘이 스커트’를 함께 입어야 합니다

1990년대 패션 잡지를 꺼내 보면 차분한 컬러와 단순한 디자인의 긴 티셔츠가 자주 눈에 띌 겁니다. 1990년대 패션의 화두는 ‘미니멀리즘’이었거든요. 자연스럽게 미니멀리즘의 선두에 선 길고 단정한 무채색 티셔츠가 캐주얼 스타일의 정석으로 자리 잡았죠. 당대 최고의 슈퍼모델과 셀러브리티는 하나같이 긴 티셔츠를 입었고, 세기말 패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으로 남았습니다.
세기말을 수놓은 또 하나의 아이템으로는 레이스 스커트가 있죠. 1999년 알렉산더 맥퀸과 구찌의 봄/여름 패션쇼에서 공개된 레이스 스커트는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로맨틱한 레이스 스커트가 보여준 자연스럽고 미묘한 아름다움이 기존에 없던 감성을 불어넣었거든요. 이전 패션에서 강조한 여성성과 달리, 세련되고 우아한 방식으로 여성성을 은은하게 드러내 ’현대적 여성성’을 선보인 덕분이었죠. 새로운 시대를 앞두고 패션계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2025년에도 레이스 스커트는 건재합니다. 2025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죠. 여러 디자이너가 레이스 스커트를 선보였는데, 표현 방식은 다양했지만 각각의 브랜드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하나였습니다. 바로 1999년부터 런웨이를 빛내온 ‘현대적 여성성’이었죠. 드리스 반 노튼은 스커트의 비대칭성이 강조되도록 레이스를 달았고, 베르사체는 레이스 스커트에 화려한 색을 얹었으며, 에트로는 심심해 보일 수 있는 레이스 스커트에 보헤미안 시크 감성을 섞어 캐주얼한 느낌을 더했습니다.
레이스 스커트에 걸맞은 상의로 차분하면서도 심플한 긴 티셔츠가 주목받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클래식한 디자인의 티셔츠와 가볍고 우아한 스커트의 매치는 과거와 현재의 장점을 모두 합친 스타일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테니까요. 티셔츠와 스커트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개개인의 스타일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현대적 여성성’을 보여주는 패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픽 티셔츠와 레이스 플리츠스커트

레이스의 가장 큰 특징은 ‘자수 패턴’일 겁니다. 보통은 꽃무늬가 대표적일 테고요. 레이스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봄날의 신부부터 보헤미안 스타일까지, 다양한 느낌을 낼 수 있기 때문이죠. 올봄에는 그중에서도 보헤미안 스타일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일단 계절을 고려해, 봄과 가장 잘 어울리는 흰색 레이스 스커트를 고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기에 긴팔 티셔츠와 카우보이 부츠를 매치한다면, 로맨틱하면서도 자유로운 보헤미안 감성을 한껏 드러낼 수 있을 거예요.
맨투맨 티셔츠와 투명한 레이스 스커트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봄에는 흰색 의상이 잘 어울립니다. 올 화이트 룩도 부담스럽지 않은 계절이죠. 남성적인 느낌이 강한 헐렁한 맨투맨 티셔츠와 여성성을 극대화한 레이스 스커트의 조합은 어색할 것 같지만, 중요한 건 밸런스입니다. 단순함과 화려함, 남성성과 여성성, 두꺼운 소재와 투명한 원단, 그 사이 균형을 잡는 게 필요하죠. 한 가지 팁을 전하자면, 선글라스나 귀고리, 반지 같은 액세서리를 활용해보세요. 날카로운 하이힐을 매치한다면 더욱 세련돼 보일 거예요.
검은색 긴팔 티셔츠와 검은색 레이스가 달린 새틴 스커트

긴 티셔츠의 미덕은 여러 가지입니다. 어떤 트렌드나 미적 감각, 개인적 취향이든 긴 티셔츠와 함께 스타일링한다면 찰떡같이 소화해낼 수 있죠. 그 밖에 무한한 조합, 부드러운 마무리, 그리고 편안함까지, 긴 티셔츠가 1990년대 스타일링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건 수많은 장점 덕분이었습니다. 어떤 하의와 함께해도 세련돼 보이니 사랑받을 수밖에 없죠. 트인 옆면에 레이스가 달린 새틴 미디 스커트를 어떻게 스타일링할지 고민된다면, 레이스와 같은 색의 긴 티셔츠를 매치해보세요. 여기에 심플한 플립플롭까지 신어주면 무심한 듯 시크한 무드를 연출할 수 있을 거예요.
비대칭 플리츠 티셔츠와 미디 레이스 스커트

2020년대 들어 핀터레스트를 비롯한 여러 플랫폼에서 꾸준히 주목받은 트렌드가 있다면 바로 코케트 스타일일 겁니다. 청순하면서도 관능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코케트 스타일은 1990년대 슈퍼모델들의 패션에서 영감받아 다시 돌아왔죠. 긴 티셔츠와 레이스 스커트 역시 코케트 스타일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비대칭적인 실루엣, 플리츠의 디테일, 그리고 자연스럽고 가벼운 플루메티 원단의 레이스를 활용한다면 말이죠. 여기에 낮은 힐의 발레리나 슈즈까지 더하면, 환상적인 룩이 완성됩니다.
긴 민소매 티셔츠와 로우 라이즈 레이스 스커트
엉덩이 아래로 떨어지는 민소매 티셔츠는 1990년대 미니멀리즘 패션을 대표하던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2025년까지도 스트리트 스타일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죠. 여유로운 분위기와 클래식한 디자인 덕분에, 어떤 하의와도 완벽하게 매치되니까요. 로우 라이즈 핏 레이스 스커트와의 조합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여기에 니하이 부츠, 그리고 색을 맞춘 벨트까지 더한다면 완벽할 거예요.
심플한 긴 티셔츠와 독특한 디테일이 있는 레이스 스커트
아무리 단순한 색 조합을 사랑하더라도, 블랙과 화이트의 조합은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차분함을 유지하면서도 보헤미안 스타일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따뜻한 느낌의 베이지 및 브라운 컬러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검은색 레이스로 장식한 초콜릿 브라운 컬러의 새틴 스커트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관능적이면서도 우아하게 다리를 드러내준다는 게 이 스커트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심플한 베이지색 라운드 넥 긴팔 티셔츠와 아주 잘 어울리죠. 이 룩을 완성해줄 신발로는 카우보이 부츠나 모카신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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