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가을/겨울 파리 패션 위크 DAY 6
간결한 메시지로 정리된 6일 차였습니다. 에르메스와 맥퀸은 ‘댄디즘’을 각각 다른 관점으로 선보였고, 꼼 데 가르송은 개인의 힘에 희망을 걸었으며, 루도빅 드 생 세르냉은 젠더와 섹슈얼리즘에 대한 사무실 탐구를 이어갔고, 준야 와타나베는 초심을 떠올렸습니다. 메시지를 받을 준비가 되셨나요? 옷에서 디자이너의 이야기가 잘 들려오는지 스크롤을 내려 확인해보세요!

에르메스(@hermes)
‘레더 댄디’가 이번 에르메스 쇼의 명칭입니다. 라이딩 부츠, 하이힐 브로그가 경기장을 걸을 때 부르주아적인 면모를 걷어낸 에르메스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퀼팅이 들어간 바이커 재킷은 검은색 터틀넥 위에 걸쳐졌고, 통 좁은 하이 웨이스트 가죽 팬츠에 광택이 나는 검은색 글러브 가죽으로 만든 벨트를 더했죠. 깊은 V자 등에서 섹슈얼리티가 드러나기도 했지만, 실용주의와 세련미, 미니멀리즘을 바탕으로 했기에 균형감 있게 느껴졌죠. 나데주 바니는 “이것은 곧 자기주장이며 힘에 관한 것입니다. 또 섹시하고 세련된 것들에 관한 것이며, 그저 그것을 소유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주어에 여성만 붙이면 이 컬렉션이 좀 더 확실히 다가옵니다. 왜 이토록 균형미가 넘쳤는지도요!





꼼 데 가르송(@commedesgarcons)
레이 가와쿠보는 꼼 데 가르송의 이번 컬렉션에 대해 “작을수록 강하다”라고 설명했지만, 거대한 의상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이어진 설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었죠. “최근에 우리는 대기업, 거대 문화, 글로벌 시스템, 전 세계적 구조가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을수록 강한 가치도 있습니다. 작을수록 강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시스템과 개인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스트라이프는 굴곡지게 몸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인간을 인간답지 않게 만드는 시스템 안에서 사람들은 뛰쳐나오려고 했죠. 그 사이 모양은 어그러지고 그 안에서 다시 조각나고 붙여졌다가 물결을 이루고 컬러풀한 색상과 꽃 모양으로 변형되었으며, 마지막으로 문을 활짝 열고 걸어 나왔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작은 것들이 불러오는 희망이라고 부릅니다.


맥퀸(@alexandermcqueen)
높은 암홀, 길고 좁은 소매, 강조된 어깨, 코르셋으로 조인 허리. 맥퀸의 쇼는 19세기 빅토리아 고딕 스타일이었습니다. 션 맥기르는 ‘새로운 댄디’라 명명했죠. 그리고 “항상 집착했던 찰스 디킨스의 <나이트 워크>라는 책으로 시작했습니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새벽까지 런던을 거닐게 되는 캐릭터에 대한 책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맥기르의 유랑자들은 긴 주름 장식이 있는 실크 드레스를 입고 거리를 돌아다녔는데, 이는 영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포스터에서 따온 것입니다. 바람이 느껴지는 케이프와 날씨를 짐작하게 만드는 봄버가 런웨이 위를 걸었으며, 날개는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루도빅 드 생 세르냉(@ludovicdesaintsernin)
장 폴 고티에 2025 봄/여름 꾸뛰르를 완성하느라 잠시 레이블을 떠났던 그가 파리로 돌아왔습니다. 쇼 제목은 ‘L’Entretien’, 프랑스어로 인터뷰였죠. 클럽에서 시간을 보내다 회사의 부름을 받고 회의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며, 그 회의는 놀라운 커리어의 향상을 담보로 한다는 가정 아래 그려낸 컬렉션입니다. 물론 루도빅은 이런 시나리오가 익숙하지 않고 환상에 가깝다고 여겼죠. 그래서일까요? 여전히 관능적이지만, 이전보다 조금은 정숙한 분위기가 납니다.
검은색 정장으로 시작했지만, 이내 베스트 대신 코르셋을 입은 남자가 등장했습니다. 그 밖에 홀터넥으로 자른 비즈니스 셔츠에 가죽 넥타이, 정장 안에 숨겨진 아일릿 브라와 펜슬 스커트, 긴 검정 코트 안에 숨겨진 붉은 라텍스 드레스는 금요일 저녁, 클럽을 위해 준비했음이 역력한 차림이었습니다. 루도빅이 “제가 누구인지, 제 가치관이 무엇인지, 저를 대표하는 것들을 타협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그의 스타일은 점점 성숙해지고 있는 듯합니다.





준야 와타나베(@junyawatanabe)
“미친 짓은 천국과 같다”라고 지미 헨드릭스는 말했습니다. 헨드릭스에게 영감받은 준야 와타나베 컬렉션도 미친 짓만큼 천국 같았죠. 그는 2024년 발매된 희귀 앨범인 <Electric Lady Studios: A Jimi Hendrix Vision>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헨드릭스는 자신의 어린 시절 우상이었으며, 다시 그의 노래가 플레이되었을 때 옷을 처음 만들기 시작했던 시절이 떠올랐다고 덧붙이면서요. 또 와타나베는 “큐비즘과 록은 연관성이 없습니다”라며 지미 헨드릭스의 음악은 그저 영감을 떠올리게 하는 기제였음을 이야기했죠. 그는 고전적인 퍼펙토 재킷을 왜곡해 큐비스트 형태를 적용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간 걸까요? 피라미드 스파이크는 어깨에서 전체로 퍼져나갔습니다. 파이선 패턴 부츠, 미끄럼 방지 부츠 등에서 그가 원형으로 삼은 요소가 엿보였으며, 왜곡은 데님에서 니트웨어까지 모든 아이템에 적용되었습니다. 마지막 룩을 입은 모델이 지나갈 때 런웨이에는 “어제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왔다”라는 지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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