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지수, 프린세스 디올

지수는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두려움보다는 현재의 행복 회로로 인도한다.

패션 화보

지수, 프린세스 디올

지수는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두려움보다는 현재의 행복 회로로 인도한다.

THE BAR K-팝 스타 지수를 파리의 애비뉴 몽테뉴 30에서 만났다. 서울에서 4월 중순부터 약 세 달간 열리는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전시회 기념 커버 프로젝트를 위해서다. 지수는 유서 깊은 메종의 역사와 예술적 감성을 선보이기 위해 아카이브 의상과 함께 디올 아이콘으로 또 한 번 변신했다. 42세의 노르망디 출신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챤 디올(Christian Dior)에게 명성을 가져다준 그 유명한 ‘뉴 룩’. 1947년 전설의 <하퍼스 바자> 편집장 카멜 스노우로 대변되는 미국 언론이 크리스챤 디올의 새롭고 혁신적인 여성복 라인을 지칭하며 ‘뉴 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노우는 이렇게 외쳤다. “세상에나 크리스챤, 이건 정말 혁명이군요! 당신 의상은 놀라워요. 아주 새로운 스타일이에요!” 1947 S/S 오뜨 꾸뛰르 컬렉션을 위한 디자인으로, ‘코롤’ 라인의 천연 산둥 실크 소재 재킷과 플리츠 울 소재 코롤라 스커트로 구성된 수트.

CONSTELLATIONS 어느 점술가가 어린 크리스챤 디올에게 여러 번 바다를 건너게 될 거라고 말했을 때 그의 친구들은 웃었다. 그러나 이 신예 꾸뛰리에가 대서양을 건너간 순간 그의 하우스에는 탄탄하고 빛나는 미래가 펼쳐졌다. 생전에 점성술을 좋아하던 무슈 디올의 영감을 이어받은 볼 가운. 2016년부터 디올 메종의 여성복을 책임지는 디자이너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Maria Grazia Chiuri)가 2017 S/S 오뜨 꾸뛰르 컬렉션에 소개한 태피터 실크 소재 드레스.

CLASSIQUE 이후 크리스챤 디올은 여성, 특히 미국인이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에 접근하는 방식을 관찰했다. 뉴욕의 활기, 샌프란시스코의 여유롭고 행복한 분위기, 에어컨을 비롯한 일상의 품격 등. 크리스챤 디올이 디자인한 1954 F/W 오뜨 꾸뛰르 컬렉션에는 활동적이면서도 우아한 여성의 에너지가 잘 반영돼 있다. ‘H’ 라인 레쉬르 트위드(Lesur Tweed) 소재의 스커트 수트.

BACK TO 60’S 1960년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의 뒤를 이은 마르크 보앙(Marc Bohan). 1989년까지 29년 동안 디올 꾸뛰르 하우스의 디렉터로 활약하며 창립자보다 더 오랜 시간 브랜드를 이끌었다. 그는 여성이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디올’을 만들기 위해 오뜨 꾸뛰르보다는 기성복인 ‘프레타포르테(Prêt-à-Porter)에 더 집중했다. 1969 S/S 컬렉션에서 그가 선보인 오블리크 패턴은 현재까지 디올의 아이코닉한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았다. 같은 시즌 오뜨 꾸뛰르 컬렉션에서 선보인 체크무늬 코트. 레오나드(Leonard) 스코틀랜드 울 소재로 1960년대에 유행하던 트라페즈 실루엣으로 완성했다.

30 AVENUE MONTAIGNE 2021년부터 지수를 영입해 브랜드에 젊은 영감을 불어넣은 디올. 지수는 2025년 현재까지 디올 앰배서더로 전례 없는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 디자인의 2017 S/S 오뜨 꾸뛰르 드레스를 입고 메종의 창가에서 포즈를 취했다.

REVOLUTION! 1996년부터 2011년까지 6년 동안 이어진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의 디올 시대. 그는 현대 파리 오뜨 꾸뛰르 하우스의 수장이 된 최초의 영국 디자이너다. 과감하고 정열적인 디자인과 아방가르드 스타일로 디올 왕국을 젊은 감각으로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러스트레이터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르네 그뤼오(René Gruau)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2011 S/S 오뜨 꾸뛰르 컬렉션을 완성했다. 사프란(Safrane) 공방에서 제작한 자수 실크 튤 소재 블랙 재킷과 로뇽(Lognon) 공방에서 제작한 플리츠 실크 파유 소재 레드 스커트의 앙상블.

OMBRES ET LUMIÈRE 디올의 풍부한 유산과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시대를 초월하는 우아함과 세련미를 추구했던 지안프랑코 페레(Gianfranco Ferré). 1992 S/S 오뜨 꾸뛰르에 선보인 ‘Balmy Summer Breezes’ 컬렉션이다. 장미와 카네이션 모티브의 시네(Chiné) 실크 태피터 소재의 트라페즈 레인 코트로 무슈 디올의 ‘뉴 룩’ 실루엣을 자신의 관점으로 해석했다. 고급 원단과 장인의 기술, 아방가르드한 실루엣을 시험하며 디올이 가진 가치를 충분히 활용한 페레. 건축적 우아함과 웅장한 이브닝 드레스의 화려함을 통해 디올 꾸뛰르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덕분에 비평가와 고객의 찬사를 받았기에 메종의 역사에 매우 의미 있는 디자이너로 평가받는다.

HIGH JEWELRY 2023년 6월 이탈리아 코모 호수의 빌라 에르바(Villa Erba)에서 열린 디올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 ‘Les Jardins de la Couture’를 위해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가 디자인한 꾸뛰르 드레스. 진주와 시퀸, 자수를 더한 은방울꽃 무늬 실크 태피터 자카드 소재로 완성했다.

NEW CLASSIC “오랫동안 늘 미래를 고려하며 살아왔고, 과거를 미화하는 것은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과거도 아름다울 수 있죠. 이번 컬렉션에서는 의상과 애티튜드에서 1950년대의 낭만, 1960년대의 실험 정신, 1970년대의 자유로움이 배어납니다. 하지만 과거의 것이면서 오늘날의 맥락과 결코 동떨어지지 않은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지금의 관점을 지닌 채 과거를 바라볼 때 배우게 되는 것들, 즉 오뜨 꾸뛰르와 여성에게 좀 더 대담하고, 관능적이고, 낯설고, 자유로운 그 무엇 말입니다.” 적자의 늪에 빠진 질 샌더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벨기에 출신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Raf Simons)가 갈리아노의 뒤를 이었다. 미니멀하면서도 로맨틱하고 절제된 그의 디자인은 기존과 다른 모던함이 특징이었다. 풍성하게 겹을 이룬 기퓌르 레이스, 두툼하게 수놓인 파이에트, 포토 프린트의 비닐, 질레(Gilet), 오페라 코트 등등. 아플리케, 플리츠 같은 다양한 장식 요소를 건축적인 관점으로 해석한 2015 S/S 오뜨 꾸뛰르 컬렉션의 코튼 기퓌르 레이스 소재 뷔스티에 드레스.

MISS DIOR 21세의 이브 생 로랑은 무슈 디올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1957년 디올 디자이너가 됐다. 그는 첫 컬렉션에서 무릎 아래로 살짝 내려오는 베이비 돌 라인의 ‘트라페즈’ 실루엣을 선보였다. 그의 뒤를 이은 마르크 보앙은 트라페즈 실루엣을 이어받아 좀 더 다양한 의상으로 변형했다. 무슈 디올의 모델들이 런웨이에 나가기 직전 드레스를 입었던 애비뉴 몽테뉴 30의 ‘Monsieur Dior’s Iconic Cabine’에서 포즈를 취한 지수. 트라페즈 라인의 울 개버딘 스커트 수트는 1958 S/S 오뜨 꾸뛰르 컬렉션.

FACTORY GIRL “컬렉션마다 배역을 정해 역사적인 것을 바탕으로 작품을 완성합니다. 그것은 창조 과정의 일부예요.” 갈리아노는 메종의 여성스럽고 우아한 이미지를 더 젊은 여성의 것으로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다양한 문화적 코드와 스트리트 패션에서 받은 영감을 적극 활용, 디올이 가진 전통성에 모던함을 수혈했다. 덕분에 그의 패션쇼에는 늘 스토리가 담겨 있었다. 2005 S/S 오뜨 꾸뛰르 컬렉션으로 블랙 앤 화이트 줄무늬를 시퀸 자수로 완성한 마린풍 짧은 원피스와 악어가죽 효과를 낸 롱부츠는 앤디 워홀과 에디 세즈윅, 벨벳 언덕그라운드 같은 팝아트에서 영감을 받았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외손녀이자 배우인 라일리 코프(Riley Keough)가 같은 컬렉션의 니트 원피스를 입고 2005년 9월 <보그 코리아> 커버를 장식했다.

DISNEY 이브 생 로랑, 마르크 보앙에 이어 디올 메종을 이끈 이탈리아 출신의 지안프랑코 페레. 밀라노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그는 ‘패션 건축가’라는 별명에 걸맞은 건축적이면서도 구조적인 디자인을 패션에 구현했다. 특히 화려한 드레스 디자인에 진가를 발휘한 그는 무슈 디올 사후 LVMH 그룹이 고용한 첫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피날레 땐 늘 수트를 품격 있게 갖춰 입은, 육중한 실루엣의 그가 슈퍼모델 군단을 이끌고 등장했다.) 검정 울에 폴카 도트 비즈를 장식한 수트는 월트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 ‘미니 마우스’의 도트 스커트에서 착안한 룩. 폴카 도트는 무슈 디올이 사랑하던 코드 중 하나다. 1989 F/W 오뜨 꾸뛰르 ‘애스콧 세실 비튼’ 컬렉션. 의상과 슈즈, 액세서리는 디올 헤리티지 컬렉션(Dior Heritage Collection).

요즘 심리 상태는 어떤가요?

지난 한 해 동안 쉴 틈 없이 진행한 일이 공개되는 중이라 정신없네요! 뭔가 뒤죽박죽 정리가 안 된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하나하나 선보이면서 뿌듯한 마음도 있어요.

‘꽃’이 수록된 <ME>를 선보인 후 2년 만에 두 번째 솔로 앨범 <AMORTAGE>를 발매했죠.

아모르와 몽타주를 합성한 앨범명처럼 사랑과 이별을 통한 성장을 앨범에 담았어요. 잘 그린 한 편의 영화 같길 바랐어요. 영화에서 느껴지는 매력적인 사랑과 이별의 여정처럼요. 그 모습을 마주한 순간같이 제 앨범이 기억되길 바라며 제작했는데, 많은 분이 그 의미를 이해하고 사랑해주어서 감사해요.

‘earthquake’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긱 시크, 록 시크 패션의 출발점은 어디인가요?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요?

회사 장면에서의 긱 시크 컨셉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마음에 강한 떨림이 느껴지는 순간은 갑자기 다가온다는 걸 이미지로도 표현하고 싶었는데, 그 장면에서 가장 잘 보인 것 같거든요. 안경을 쓰고 촬영한 것도 재미있었어요.

앨범 작업할 때 어떤 과정이 가장 즐겁나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거죠. 음악, 패션, 뮤직비디오 등 그간 보여준 적 없고, 스스로 처음 시도해보는 장르가 있어서 퀘스트처럼 하나씩 깨나갈 때의 쾌감이 좋더라고요.

레이블 블리수(Blisoo)를 설립하고 처음 선보이는 앨범이라 모든 것을 본인이 직접 결정해야 했죠. 회사를 운영하며 어떤 어려움이 있던가요?

많은 사람이 나만 바라보고 일한다는 사실이 어떨 땐 큰 부담으로 다가와요. 지금은 단순한 업무를 넘어서 모두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뉴토피아>는 지수의 ‘쾌녀’ 이미지를 잘 보여준 작품이죠. 이 작품이 남긴 것은?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하며 여러 면에서 배웠어요. 힘든 순간에 좌절하며 멈춰 있지 않고 망설임 없이 돌파해내는 영주를 보며 개인적으로도 많이 깨달았죠.

2026년에 방영하는 드라마 <월간남친> 촬영을 이어가고 있어요. 가상 세계에 접속해 남자 친구를 구한다는 설정인데요. 쉴 틈 없이 작품을 이어가는 이유가 있나요?

저와 성격이나 가치관이 다른 역할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싶거든요. 저의 다양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고요.

배우로서 캐릭터에 이입한 순간을 회상한다면?

<설강화 : Snowdrop>에서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때 아주 슬프고 힘들었어요. 그 모든 상실을 안고 다시 일어서서 살아가야 하는 영로를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많이 흘렀죠.

블랙핑크가 올해 대규모 월드 투어를 예고했어요. 멤버들과 함께해서 기쁘겠지만, 쉽지 않은 면도 있을 텐데요.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곁에 함께한다는 것이 가장 기뻐요. 긴 시간 혼자 일하다 보니, 멤버들과 투어 중에 맛있는 것 먹고 놀러 가던 추억이 그립더라고요. 무엇보다 오래 기다려준 전 세계 블링크들을 보러 가는 것이 설레요. 어려운 점은 아무래도 컨디션 관리가 아닐까요? 이번에도 중간중간 열심히 운동하며 체력 관리를 잘해야죠!

벌써 데뷔 9년 차군요. 뒤돌아볼 때 최고의 성취는?

가장 뜻깊은 성취는 블랙핑크죠. 평생 바뀌지 않을 거예요.

과거로 되돌아가서 바로잡을 기회를 준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요?

아쉬운 부분은 없어요. 앞으로 더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죠.

이미 벌어진 일은 받아들이고, 나쁜 일은 쉽게 잊는다고요. 정말 부러운 성격입니다. 그럼에도 힘든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극복하나요?

정말 힘들 때는 글을 써요. 그렇게라도 표출하면 해소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두려워하는 것은?

크게 없어요. 지나간 것을 후회하는 편도 아니고, 미래를 두려워하지도 않는 성격이에요.

어떨 때 행복을 느끼나요?

저는 행복을 잘 느껴요. 맛있는 음식 먹을 때, 산책 나갔는데 날씨가 유난히 좋을 때처럼 사소한 데서 느끼는 행복이 제일 크게 다가오죠.

가끔 게임 ‘현질’을 한다고 들었어요.

갖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즉흥적으로 바로 구매하거나 진행하는 스타일이에요. 평소 쇼핑도 안 하고 집에만 있다가도, 뭔가 원하는 게 떠오르면 바로 실행에 옮기죠. 저를 많이 염두에 두고 아끼려고 노력하거든요.

친구를 사귈 때 혹은 타인과 일할 때 무엇을 중시하나요?

타인의 어떤 면을 보려 하기보다는, 저부터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행동이나 모습을 상대에게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건 모순이니까요.

가장 멋지다고 여기는 덕목은?

인정하는 모습이죠.

올해 이루고 싶은 한 가지는?

올해는 쉬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취미를 하나 꼭 만들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이 답변서를 작성한 후 나머지 하루는 뭘 하며 보낼 건가요?

과일 먹고 반신욕 하면서 하루의 피로를 풀 거예요. (VK)

포토그래퍼
고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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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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