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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가장 우아하게 버뮤다 팬츠 입는 법

2025.03.20

2025년 가장 우아하게 버뮤다 팬츠 입는 법

드디어, 봄이 왔습니다. 겨울 내내 옷장 속에 봉인해뒀던 얇고 가벼운 옷을 하루빨리 꺼내야 할 것 같은 계절이죠. 하지만 틀렸습니다. 이제 이 계절은 ‘봄’이라고 부르기엔 다소 애매해졌잖아요. 덥지도 춥지도 않은 척하다가, 갑자기 추워졌다가 또 더워지기를 반복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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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고문이라도 하듯 우리의 마음을 녹이는 가짜 봄이 잠시 찾아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꽃샘추위라는 명목으로 다시 겨울이 돌아오고, 갑자기 폭염이 한반도를 덮치는 게 최근 몇 년의 봄 기온 패턴이었습니다. 덕분에 멋 내기가 쉽지 않은 계절이기도 하죠. 하지만 인류는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답을 찾아냈고, 이 계절을 위한 답은 바로 버뮤다 팬츠입니다. 최근 들어 스트리트 패션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죠.

버뮤다 팬츠는 단순히 통 넓은 반바지를 통칭하는 게 아닙니다. 세상에 반바지는 정말 많고, 다양하죠. 버뮤다 팬츠의 핵심은 다양함입니다. 길이는 무릎 정도로 내려오되, 개성 있는 질감과 색상의 원단으로 만들어 여러 변주가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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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버뮤다 팬츠를 소화할 방법은 캐주얼한 스타일링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티셔츠와 매치하는 방식으로요. 하지만 몇 가지 방법만 적용한다면 버뮤다 팬츠로 훨씬 포멀하고 세련된 스타일링을 선보일 수 있습니다. 버뮤다 팬츠에 블레이저처럼 격식 있는 아이템을 레이어링할 수도 있고, 아래로는 긴 양말과 하이힐을 매치해 우아한 느낌을 더해줄 수도 있죠. 치마처럼 활용할 수 있는데, 치마보다 편하고 실용적이라는 것도 장점이고요.

패션계 역시 버뮤다 팬츠로 완성하는 포멀한 스타일링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디올의 2025 가을/겨울 컬렉션을 한번 살펴볼까요? 무릎까지 오는 버뮤다 팬츠에 스패츠가 달린 스틸레토 힐을 매치해 포멀한 룩에 캐주얼한 느낌을 가미했죠.

Dior 2025 F/W RTW
Dior 2025 F/W RTW

톰 브라운의 2025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도 비슷한 룩을 볼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직장인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톰 브라운은 버뮤다 팬츠에 레이스 스타킹과 옥스포드 슈즈를 매치해 포멀한 동시에 자유로운 느낌을 강조했죠. 무릎 높이의 버뮤다 팬츠였기에 가능한 연출이었습니다. 허벅지 위로 한참 올라오는 짧은 바지보다 훨씬 단정해 보이지만, 발목까지 오는 긴바지보다는 편안해 보이니까요.

Thom Browne 2025 F/W RTW

물론 버뮤다 팬츠를 입으면 다리 길이가 반으로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는 불평이 있다는 것도 잘 압니다. 종아리가 더 굵어 보인다는 사람들도 있죠.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인류는 언제나 답을 찾아냅니다. 런웨이 대신 스트리트 패션을 참고하면 좋겠죠. 예쁜 양말과 굽이 높지 않은 힐을 함께 스타일링하거나, 조금 더 과감하게 무릎까지 오는 부츠를 신는 것도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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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뮤다 팬츠는 어떤 아이템과 매치하느냐에 따라 캐주얼할 수도, 포멀할 수도, 그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버뮤다 팬츠를 우아하게 입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하고 중요한 건 스타킹입니다. 버뮤다 팬츠와 스타킹을 함께 입는 것을 결코 두려워하지 마세요! 특히 레이스 스타킹과 매치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우아한 연출이 가능할 거예요. 톰 브라운이 보여주었듯 말이죠.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균형입니다. 만약 우리가 빌리 아일리시처럼 정강이까지 내려오는 스케이트 팬츠를 입는다면 아빠 바지를 잘못 입은 것처럼 보일 테고, 크리스틴 스튜어트만큼 짧은 반바지를 입고 거리를 나선다면 바지를 깜빡하고 입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겠죠. 아리스토텔레스는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이상적인 자세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가 기원전에 주장했듯, 세상 모든 것은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버뮤다 팬츠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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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vogue.m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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