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NY의 새로운 디자이너 듀오
뉴욕의, 뉴욕에 의한, 뉴욕을 위한 조합. 다오이 초와 맥스웰 오스본은 DKNY를 가장 동시대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임무를 맡았다.
퍼블릭스쿨의 다오이 초와 맥스웰 오스본이 DKNY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됐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패션계의 의견은 엇갈렸다. 두 남자의 승승장구가 근거 있는 것인가 의심을 품는 부류, 간만에 등장한 쿨한(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세계를 갖춘) 듀오 디자이너가 빠르게 패션계에 안착하는 데 지지를 보내는 이들. 지난가을, 패션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초와 오스본의 DKNY 데뷔 쇼가 공개되고 전문가들은 절대적 환호를 보내지도, 냉혹한 비판을 퍼붓지도 않았다. 객관적이고 조심스러운 평은 앞으로 이들에게 평가받을 기회(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가 더 남아있음을 뜻한다.
“사람들이 기대한 것과 당신들의 DKNY 데뷔 쇼에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 같군요.” 쇼가 끝나고 백스테이지에서 질문했을 때, 다오이 초는 대비 태세를 보였다. “그렇군요. 뭘 기대했나요?” 맥스웰 오스본이 재빨리 말을 이었다. “쇼 후에는 여러 의견이 있으니까요. 그건 당신이 누구에게 물어보고, 지나치게 남용돼온 DKNY라는 브랜드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요. 어떤 매장에 들어가서 ‘이 옷은 정말 쓰레기 같아’ ‘이 옷은 정말 멋지군’이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죠. 의견이란 건 그런 거예요. DKNY가 어떤 브랜드인지 정의하는 게 우리가 지금부터 해나가야 할 일입니다.”
두 남자의 뉴요커다운 자신만만함과 가식 없는 열정은 설득력과 추진력을 가진다. 그리고 그 가치가 경험치 없는 순수함에서 비롯된 거라 추측하는 건 금물이다. LVMH 그룹 CEO 피에르 이브 루셀은 2013년 CFDA 최종 우승자가 됐을 때부터 이들을 지켜봤고, 그전의 활동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들은 많은 부침을 겪었습니다. 나는 끈기 있는 사람을 좋아하죠. 쉽게 이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니까요. 야심 차면서도 겸손해야 합니다.” 초와 오스본은 퍼프 대디의 패션 레이블 션 존에서 처음 만났다. 초가 션 존을 그만두고 마이애미 비치에 남성복 편집매장을 열면서 독립 브랜드 프로젝트에 오스본을 끌어들였고, 둘은 본격적으로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그 작업이 퍼블릭스쿨의 론칭 계기가 됐죠.” 초와 오스본의 나이 차이는 무려 여덟 살이며 초는 결혼했지만 오스본은 싱글이다. 그럼에도 둘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죽마고우 같다. “우린 둘 다 뉴욕 출신이죠. 취향이나 생각에서 공통점이 많아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어요.” 세대 차이를 느끼지 않느냐는 말에 초가 답했다. “저는 영 소울이에요.” 그러자 오스본이 “저는 올드 소울이에요”라고 운을 맞췄고 둘은 함께 웃었다. ”그래서 중간 지점에서 서로 만납니다.”
이렇듯 낙천적이고 쿨한 성향은 퍼블릭스쿨에 그대로 드러난다. 자신의 레이블과 뉴욕의 상징적 레이블을 위한 첫 컬렉션을 동시에 준비하며 끊임없이 확인한 건 두 브랜드 사이에 분명한 차이를 두는 일이었다. “DKNY는 성인 여자에 대한 아이디어로 접근했어요. 퍼블릭스쿨의 대상은 소녀죠. 퍼블릭스쿨 컬렉션에 스트리트 문화와 캐주얼한 것을 참고했다면 DKNY는 보다 세련되고 몸매를 드러내는 방향입니다.”
DKNY by 퍼블릭스쿨이 추구하는 바에 대해 질문하자, 초는 ‘다오이 초와 맥스웰 오스본이 디자인한 DKNY’라고 정정했다. “퍼블릭스쿨과 구분 짓는 게 중요하거든요. 우리는 브랜드를 모던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브랜드 역사를 조사해 반전을 시도했죠. 과거 광고 이미지를 옷에 프린트하거나, 상징적인 파워 수트와 코트 원형을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으로요.” 70년대 후반 뉴욕 미니멀리즘은 잘 재단된 남성복과 결합했다. 매끈한 생머리의 모델들은 핀스트라이프 울 의상, 빳빳한 숄더 패드가 삽입된 블레이저와 코트를 입고 강하게 워킹했다. 비대칭 톱과 와이드 벨트, 랩 스커트, 쇼 후반에 등장한 더블 버튼 패널도 남성용 수트 재킷을 해체한 것이다. “저는 남성복의 요소가 룩을 도회적으로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남성복에 대한 힌트가 쇼를 심각한 분위기로 몰고 가진 않았을까? “어느 정도 심각하지만 아주 심각하진 않아요. 대부분의 룩이 티셔츠와 매치돼 있거든요. 티셔츠와 테일러드 재킷, 티셔츠와 핀스트라이프 드레스. 이게 ‘새로운 여자’들이 옷을 입는 방식입니다. 잘 재단된 아이템을 입지만 여전히 캐주얼하죠. 테일러드 팬츠에 스니커즈를 신는 것처럼.”
DKNY 쇼가 열리기 사흘 전에 공개된 퍼블릭스쿨 쇼는 규모와 우아함이 보다 성숙해졌다는 평을 얻었다. 새 임무는 두 디자이너에게 기존 작업에 대해 보다 더 깊이 숙고하는 계기가 된 게 분명하다. 톰보이 같던 공립학교 여학생들은 성숙해졌고 여성스러움을 물씬 풍겼다. “무의식적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죠. 지금껏 가장 정신없이 바쁜 시즌이었거든요. 하나가 다른 하나를 물들이는 것. 우리도 쇼가 끝난 후에야 그걸 볼 수 있었습니다. 결과를 보며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 도달했음을 깨닫게 됐죠.”
두 사람은 말을 이었다. “매일 팀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컬렉션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심지어 그들조차 서로를 물들이곤 합니다. 결국 우리에게 ‘일을 제대로 한다’는 건 두 컬렉션을 명확하게 구분 짓는 거였죠.” 초의 말이 끝나자 오스본은 킬킬거리며 초에게 동의를 구했다. “우린 늘 경계를 넘나들었고 진짜 돌아버릴 것 같았어. 그렇지 않아?” 초가 고개를 끄덕이자, 둘은 비밀스러운 장난에 성공한 소년들처럼 하이파이브를 하며 즐거워했다. “우린 DKNY 여자에 대해 더 알고 싶어요. 그녀가 바로 이 브랜드를 계속해서 흥미롭게 만들 테니까요. 지금 우리는 그녀와 아주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 에디터
- 송보라
- 포토그래퍼
- JAMIE HAWKESW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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