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고프와 뉴발란스×미우미우의 만남!

우리는 플로리다 보인턴 비치(Boynton Beach) 95번 고속도로 근처의 한 스튜디오에 있습니다. 현재 여자 테니스 세계 랭킹 4위이자 2023년 US 오픈 챔피언, 2023년과 2024년 세계 최고 연봉을 받은 여성 운동선수인 코코 고프(Coco Gauff)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죠. 고프는 분주한 실내 촬영장을 벗어나 야외로 나왔습니다. 인근 델레이 비치(Delray Beach)에서 자란 그녀는 이곳의 습한 공기에 익숙한 듯 ‘트랙 수트’를 입고도 매우 편안해 보였습니다. 그녀가 이곳에 온 이유 또한 그 ‘트랙 수트’ 때문입니다. 왼쪽 가슴과 허벅지 윗부분에 뉴발란스의 ‘NB’ 로고와 모던한 곡선형 폰트로 미우미우의 로고가 나란히 새겨진 새로운 컬렉션, ‘뉴발란스×미우미우 with 코코 고프’ 룩 촬영 때문이었죠. 3월 말 플로리다에서 고프는 앞으로 몇 달간 공개될 콘텐츠를 촬영 중이었고, 우리는 그 현장을 미리 엿볼 수 있었습니다. 퍼포먼스 웨어, 아우터 웨어, 액세서리로 구성된 두 브랜드의 새로운 캡슐 컬렉션은 5월 7일 로마에서 시작되는 이탈리아 오픈에서 코코 고프가 처음으로 선보입니다. 이어 6월 베를린, 8월 신시내티에서도 역시 착용하고요. 대중에게 공개되는 건 US 오픈 직후인 9월 10일로 정해졌습니다.

이번 협업 과정에서 자문에 응한 고프는 결과물에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트랙 수트의 스타일은 미우미우 2025 봄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아 펄럭이는 칼라와 롤업 소매가 특징이죠. 운동화 ‘Coco CG2’에는 고프의 친필 사인이 들어가 더 의미가 깊었고요. 고프는 “총 3개 토너먼트 룩이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실루엣을 보여드렸고, 그걸 기반으로 함께 작업했어요. ‘이미 나와 있지 않거나 거의 없었던 걸 만들어볼 수 있을까?’ 고민했죠. 테니스 코트에 하이패션이 등장한 건 오프화이트와 세레나 윌리엄스가 협업할 때뿐이었거든요. 페더러가 조던 신발을 신었지만, 전체 의상은 아니었어요. 야닉 시너가 구찌 가방을 들고 경기장에 들어온 적도 있지만, 그것도 협업은 아니었고요.”
스포츠와 패션이 어느 때보다 밀접해진 지금, 이번 협업은 단순한 콜라보레이션을 넘어 역사적인 이정표에 가깝습니다. 이번 로마 대회는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럭셔리 브랜드의 룩을 여자프로테니스(WTA) 대회에 공식적으로 착용하는 첫 사례가 될 테니까요. 동시에 고프가 패션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는 새로운 시작이기도 합니다.
고프는 틱톡에 올린 ‘GRWM(겟 레디 위드 미)’ 영상을 통해 10~20대에게 인기를 얻었으며, 자신의 스타일을 “여성성과 남성성을 자유롭게 오가는 것”이라고 표현했죠. 아직 패션쇼에 참석한 적은 없지만요.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어요. 어릴 때는 제가 받을 스포트라이트가 아니라고 여겼어요. 하지만 이제 제 세계를 더 넓히고 싶어요.” 고프가 말했죠.

이 같은 변화는 최근 고프가 맞이한 인생의 이정표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3월 13일, 그러니까 인터뷰를 위해 우리가 만나기 일주일 전에 21세 생일을 맞았습니다. 팔로워들은 놀랄 수도 있습니다. 그녀는 나이보다 훨씬 성숙해 보이니까요. 스스로도 명성과 수입 때문에 어른스럽게 행동할 때가 많다고 인정합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평범한 젠지’로서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죠.
“이런 삶을 살면서, 제 나이보다 훨씬 더 나이 든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고프가 이렇게 토로했죠. “하지만 테니스 코트를 나서면, 많은 면에서 그냥 또래 친구들과 똑같아요. 그래서 누군가 틱톡을 찍자고 하면, 너무 좋아요. 제 나이로 돌아가는 느낌이 드니까요. 그런 제의라면 늘 ‘예스’죠.” (참고로 우리가 만난 3월 그녀는 도이치의 ‘Anxiety’에 맞춰 춤추는 틱톡 트렌드를 가장 좋아했지만, 지금은 다른 걸 보고 있을 겁니다.)
우리는 화물 하역장에서 녹색 잔디밭으로 이동했습니다. 플로리다의 오후 햇살이 야자수잎 사이로 부드럽게 퍼져 나왔죠. 고프는 21번째 생일을 가족과 함께 조촐하게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사촌들과는 저녁 식사를 했고, 다음 날은 아버지 코리(Corey)가 준비한 바비큐를 즐겼죠. 그녀의 삶의 중심엔 가족과 신앙이 있습니다. 유머 감각도 있고요.
“남동생 코디(Codey)와 카메론(Cameron)이 저를 가장 지지해줘요. 하지만 늘 현실로 끌어내리죠. 제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저를 놀리고요. 때로 경기에 인생이 걸린 것처럼 느껴지고, 승패가 생사 문제처럼 다가올 때가 있어요. 하지만 분명 그렇지 않죠. 그들은 제가 그 사실을 깨닫게 해줘요. 덕분에 부담도 덜 느끼고요.”
고프는 신앙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때때로 성적이 제 정체성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하지만 믿음에 집중할수록 제가 스포츠 이상의 존재라는 걸 깨닫게 돼요. 그게 저를 감사하게 만들죠. 만약 다시 테니스 경기에 이기지 못하더라도 인생에는 여전히 기대할 것들이 많아요.” 고프는 교회에서 성장했으며, 지금도 매일 예배음악을 듣고 시간 날 때마다 성경을 읽으며 신앙심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죠.

물론 최근 고프의 ‘성적’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어요. 메이저 대회 우승자이자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선수 중 한 명으로, 사람들은 그녀에게 매 순간 승리를 기대하죠. 지난해 초, 그녀는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했습니다. 인디언웰스와 마이애미 오픈은 각각 16강에 올랐고, 슈투트가르트 오픈에서는 8강에 올랐죠. 유나이티드 컵은 전승을 거뒀고요. 2024년 말, 리야드에서 열린 WTA 파이널스에서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친원(Qinwen Zheng)을 꺾고 우승을 거뒀습니다.
그럼에도 올해 다소 부침이 있었던 이유에 대해 고프는 “경기 스타일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라고 솔직히 털어놓았죠. 이 부분에서 그녀의 성숙함이 드러납니다. “변화를 시도할 때는 결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요. 서브를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리턴 서브도 마찬가지고요. 타이밍을 찾는 것이 쉽지 않지만,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죠. 결국 모든 게 맞아떨어질 거예요.”
우리의 짧은 휴식도 끝나갑니다. 스튜디오 세팅이 완료되었고, 고프는 촬영을 위해 다시 들어가야 했죠. 그때 고프가 이번 협업에 대해 다시 한번 언급했습니다.
“이건 제게 정말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그녀가 힘주어 말했습니다. “이건 운명이었어요.”
스타일링 by 로타 볼코바(Lotta Volk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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