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6 F/W 파리 패션위크 – 직선 캣워크의 소멸 (겐조, 소니아 리키엘, 니나리치)
겐조: 컬러풀한 키네틱 의상
파리 극장은 뒤틀리고 뒤바뀐 의자들로 채워지고 광활한 벽은 디지털 프로젝터로 비춘 무지개 색깔의 피아노 건반으로 장식되었다. 미국 국가로 시작한 이번 겐조 쇼의 의미와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움베르토 레온과 그의 디자인 파트너 캐롤 림은 모델들이 각진 통로 위를 교차해서 걷도록 했다. 나는 이번 프레젠테이션의 메시지를 정말 이해하지 못했지만 쇼가 패기 넘치게 진행되었음은 인정했다.
아시아 혈통의 이 미국 디자이너들은 패션계에서 현재 무엇이 트렌드임을 이해하고 있다. 아마도 뉴욕과 LA, 도쿄에서 문을 연 오프닝 세레모니 매장 덕에 ‘쿨함’은 그들의 패션 DNA에 새겨져 있을 거고 옷들은 그렇게 보였다. 미니스커트와 하이 웨이스트의 짧은 드레스가 등장했고 또는 3D 꽃무늬가 들어간 롱코트는 목 부위를 드러내고 있었다.납작할 정도로 넓게 파지거나 정반대로 높고 프릴이 달린 네크라인은 아마 가장 강력한 패션 메시지였을 것이다.
그러나 레온과 림은 주제를 가진 전형적인 디자이너처럼 일하지 않는다. 이들은 전통적인 애니멀 프린트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지 알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들은 타이트한 벨벳팬츠 위에 넓은 소매가 달린 광택 나는 새틴 블라우스처럼 ‘노부인 같은’ 라벤더 컬러를 쿨한 색조로 바꿔버릴 수 있다.
그리하여 이 피아노 건반 이미지에 담긴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레온은 “우리가 인터넷에서 찾은 15살짜리 아이들 세명이 디자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왜 모델들은 그 복잡한 캣워크를 걸었을까? “이는 한데 모여서 아이디어와 생각들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모임을 의미합니다. 옷과 런웨이에서 패턴들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는 건 신나는 일이었어요. 그 에너지를 보는 게 멋졌죠.” 레온이 말했다.
소니아 리키엘:미래로의 한걸음
소니아 리키엘의 쇼를 파리 보자르 빌딩의 엄숙한 지붕 아래로 옮기는 건 신선한 방향으로 내딛는 큰 걸음이었다. 아트 디렉터 줄리 드 리브랑은 이전까지 소니아 리키엘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파리 매장에서 쇼를 열어왔다. 선반은 책으로 가득 차 있었고 이는 소니아 리키엘의 변덕스러운 새 심볼이 되었다. 책이라고? 스크린이 아니고?
그러나 새 디자이너는 디지털 시대를 잘 이해하고 있다. 줄리는 리키엘이 남긴유산에서 요소들을 가져와 모던하면서도 리키엘 가문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냈다. 이날 리키엘 가족은 모델들이 걸어나간 네모난 구역 중 하나에 앉아있었다.
퍼 칼라로 빛을 더한 와인 레드의 테일러링은 훌륭한 컷으로 편안하게 만들어진 크롭재킷과 배기팬츠로 이어졌다.매니시 패브릭과 크게 걸음을 떼는 애티튜드 간의 조화는 퍼 가디건과 가죽 스커트 만큼이나 옳았다.
테일러 니트웨어라는 아이디어는 현대 패션계에서 한동안 잊혀졌다. 그리하여 드 리브랑은 더블 브레스트의 리브 저지 코트나 그 뒤를 이은 스트라이프 니트웨어들로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겨우 2년 전 전형적인 1970년대 브랜드의 키를 넘겨받은 디자이너에게는 이 모든 게 전진하는 큰 걸음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진정 디지털에 능숙함을 증명하며 “새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라는 친숙한 스마트폰 용어가 쓰여진 봉투를 건넸다. 소니아 리키엘의 프레스팩에는 “SR은 ‘Seriously(진심으로) Ravishing(황홀하게 아름답다)’을 의미합니다”라고 쓰여있었다.
니나리치: 조용한 관능
코트, 이 견고한 겨울 코트는 비록 하얀 브라를 드러내는 쉬폰 톱 위에 관능적으로 걸쳐 지긴 했지만 니나 리치 룩이 제자리로 돌아온 순간을 알리고 있었다. 디자이너 기욤 앙리는 모델들이 은빛 카펫이 깔린 X자 런웨이 위를 걷도록 하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는 스토리라인 상 중요한 친밀한 느낌을 선사했다.
언제나처럼 히로인은 60년대 무비스타 로미 슈나이더였다. 그리고 이전까지 까르뱅에서 멋진 10대 소녀 룩을 만들어내던 기욤이 이 서서히 불타오르는 글래머 스타의 아주 어른스러운 룩을 선보이자 처음에는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그의 여성은 본래의 흐름을 되찾았다.
커다란 공간을 비스듬히 나누는 런웨이는 스포티하면서도 관능적인 의상들에 친밀감을 선사했다. 모스그린과 세이지, 퓨터, 그리고 에그플랜트 퍼플과 같은 아주 약간의 ‘오프컬러’를 쓰고 무엇보다도 새틴의 광택과 차별적인 반짝임을 더하면서 앙리는 매우 프랑스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미묘한 섹슈얼라이제이션과 세련된 컷이 눈에 띄었다.
이는 전 디자이너인 피터 코핑의 ‘핑크와 장미가 가득한 귀여운’ 스타일에서 벗어난 니나 리치만의 차별화된 룩이었다. 그러나 앙리는 자신만의 비전을 가졌으며 앙리의 룩은 니나 리치에 아름답게 녹아 들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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