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AND THE BEST – ② SEONG HEE PARK
한국식 뷰티 루틴에 따라 피부를 가꾸고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만 골라 쓰는 전 세계 K 뷰티 신드롬! 이 열풍의 주역은 역시 ‘한국인’이다. 네일 아티스트, 헤어 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 솝 메이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리고 모델까지. 독보적 재능으로 한국적 아름다움을 온 인류에 전파하는 K 뷰티 인플루언서 10팀. ▷ ② SEONG HEE PARK
글로벌 패션 매거진의 화보, 럭셔리 브랜드의 광고 캠페인, 세계 4대 도시 패션 위크를 빛내는 백스테이지 메이크업.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면 누구든 꿈꿀 만한 삶이다. 그런 의미에서 박성희는 모든 걸 이룬 ‘위너’다. 뉴욕, 파리, 밀라노 패션 위크 백스테이지에선 살아있는 전설 팻 맥그래스와 팀을 이뤄 거침없고 실험적인 메이크업을 완성한다. 지난 2009년, 12년 차 베테랑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이력을 쌓던 그녀가 뉴욕으로 떠난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촬영할 때 참고하던 해외 유명 잡지와 일하고 싶었어요. 1997년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했지만 패션과 뷰티에 대한 전반적 이해와 서양 문화에 관한 지식의 부족을 느끼던 때였어요.”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2003년에 떠난 ‘패션 선진국’ 뉴욕에서의 하루하루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세계 무대에서 일하고 싶은 소망과 욕망 사이를 넘나들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런 뒤 10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5년간 놀라운 포트폴리오를 쌓았다. 또다시 뉴욕으로 떠난 지 6년여. 비로소 지난 3월, 꿈에 그리던 헤어 & 메이크업 에이전시 ‘Julian Watson’에 소속돼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경쟁하고 있다. “모두가 공손하고 책임감 있으며 열심히 하는 사람을 좋아해요. 거기에 재능까지 갖췄다면 누구든 경쟁력 있는 아티스트가 될 수 있죠.”
뷰티 업계에서 일하게 된 계기.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처럼 엄마와 이모의 화장이나 옷차림에 관심이 많았고 학창 시절엔 미술 시간을 특히 좋아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미대 진학을 꿈꿨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이루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삶을 다룬 영상을 봤다. 보는 내내 ‘이거다’ 싶었다. 그래서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메이크업 아카데미에 등록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
2015 S/S 프로엔자 스쿨러 광고와 수영복 룩북 촬영.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소중한 인연인 스타일리스트 마리 셰와 사진가 로에 에드리지를 처음 만난 날이기도 하다. 마리는 예상보다 훨씬 예민하고 도도한 전형적인 프랑스 여자
였다. 첫날 그녀는 내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메이크업 방향과 사진 분위기에 대한 지시도 없이 조명 테스트 후 곧장 촬영에 들어가버리는 ‘만행’을 저질러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나는 모든 제품을 촬영 현장으로 들고 가 “딱 10분만 달라”고 부탁한 뒤 즉석에서 메이크업을 끝냈다. 정확히 10분. 하필 수영복 촬영이라 모델 줄리아 버그슈에프의 얼굴과 몸에 전부 메이크업을 해야 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었지만 초인적 힘을 발휘해 결국 해냈다. 모두 결과물에 만족했다. 그 후 나는 이들과 한 팀이 되어 지금까지 많은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K 뷰티가 주목받는 이유는?
K 뷰티는 기존에 없던 독특하고 재미있는 제품으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섬세하고 실용적이다. 진한 색조 화장에 가려진 지친 피부와 주름을 미리 관리하는 게 진짜 아름다움이라고 말하는 K 뷰티의 모티브가 전 세계 여자들의 공감을 얻는 건 당연한 결과다.
K 뷰티의 매력을 한 단어로 정의하면? 그 이유도 함께.
K 뷰티는 여자를 안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구를 여성성의 특징으로 여기는데, 여자의 마음을 읽고 그들의 성향을 잘 파악한 품질과 실용성을 고루 갖췄다.
K 뷰티를 대표하는 제품을 꼽는다면?
혁명적 아이디어로 따지면 쿠션 팩트가 단연 으뜸이지만 대중화에 앞장선 건 뭐니 뭐니 해도 BB크림이다. BB크림을 통해 K 뷰티가 전파됐고, 이후에 CC크림이 나왔지만, 샤넬, 랑콤 같은 유럽 화장품 회사도 응용해 만들지 않았나.
일하면서 한국인의 힘을 느낄 때는?
한국인은 공손하고 성실하며 책임감이 강하다. 자립적이며 돈 주고 살 수 없는 센스까지 갖췄다. 뉴욕에서 여러 인종과 일하다 보면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의 뷰티 철학.
자신감을 갖자. 나만의 향을 갖자.
즐겨 쓰는 화장품과 향수.
르 뮤. 잦은 출장과 스트레스로 인해 작년부터 피부 트러블이 심해졌다. 내 피부에 딱 맞는 제품을 찾지 못해 고생하던 중 에스테틱 추천으로 써봤는데 트러블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향수는 주로 톰 포드의 ‘화이트 스웨이드’ ‘우드 우드’ ‘블랙 오키드’. 또 지금처럼 더운 여름엔 프랑스 브랜드 아이데스 데 베누스타스 향수를 쓴다. 오늘 입을 옷과 기분에 따라 골라 뿌리거나 섞어 쓸 때도 있다.
추천하고 싶은 패션 & 뷰티 숍이나 레스토랑이 있다면?
뉴욕 소호의 레스토랑 ‘The Dutch’. 전통 미국식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랍스터 롤과 베지 버거는 정말 끝내준다. 예약은 온라인(thedutchnyc.com)에서도 가능하다. 포트 트라이언 공원도 강력 추천한다. 클로이스터스 박물관 근처에 있는 공원으로 경치가 일품이고 정원도 잘 꾸며져 있다. 조용하고 호사스러운 경치 관광을 원한다면!
앞으로의 계획
세계적인 메이크업 아이스트 팻 맥그래스 팀에 합류하면서 아티스트로서 특별한 경험을 쌓았다. 그녀와 함께 한 모든 경험을 토대로 독창적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싶다.
- 에디터
- 이주현
- 포토그래퍼
- LEE JAE AN, SEBASTIAN FAENA, COURTESY OF SPORT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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