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상의 조각 ‘뉴 스트럭처 8 블랙 버드와 크리스털(New Structure 8 Black Bird & Crystal)’. 거대한 공간 한가운데에 마치 바닥에서 천장으로 얼음 기둥이 솟구치는 것 같은 크리스털 아치가 입을 벌린 검정 새와 자리하고 있다. 함께 어울린 의상은 잉크 블루빛의 가죽 트렌치와 가죽 터틀넥 드레스 그리고 토 스트랩의 에스닉한 플랫 샌들.
‘뉴 스트럭처 12 치즈(New Structure 12 Cheese)’. 신선한 예술의 에너지를 불어넣은 일상 속 사물의 이미지는 하이패션과 만나 더욱 매력적인 신을 연출한다. 옐로 라이닝을 가미한 와이드 커프스 블랙 셔츠와 팬츠의 모던한 실루엣과 함께.
조각의 소재는 대부분 사소한 사물이지만, 조각이 주는 이미지는 모호하다. 보석 같기도 하고, 치솟는 불기둥 같기도 한 강렬한 붉은빛 조각 ‘뉴 스트럭처 11 XJ와 재규어(New Structure 11 XJ & B Jaguar)’와 건축적인 저지 튜닉, 롱스커트의 만남.
이미지 덩어리를 빼고 더하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완성된 이상한 나라로의 터널. 안내자가 된 도시의 아가씨는 부드러운 검정 트위드 드레스와 그린 플레어 팬츠를 입었다. 작품은 ‘뉴 스트럭처 9 키와 그래픽(New Structure 9 Key and Graphic)’.
‘뉴 스트럭처 8 블랙 버드와 크리스털(New Structure 8 Black Bird & Crystal)’의 또 다른 이미지 속에 어울린 모더니즘. 부드러운 베이지 가죽 트렌치와 캐시미어 터틀넥, 아이보리 와이드 팬츠, 미니 백은 현대를 사는 여성들이 꿈꾸는 세련된 이미지 자체.
케이프가 달린 오렌지색 울 코트와 간결한 검정 드레스 그리고 플레어 팬츠는 피비 파일로가 올가을 지향하는 ‘웨어러블’ 컨셉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미지 채집과 조각적 배치가 돋보이는 작품 ‘뉴 스트럭처 10 라이풀과 텐(New Structure 10 Liful & Ten)’의 현란한 꽃무늬 기둥과 체크무늬 평면 조각 사이로 보이는 모델 역시 마치 하나의 조각 같다.(오른쪽) 의상과 슈즈, 가방은 셀린(Cé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