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7 S/S 뉴욕 패션위크 – "See-now-buy-now", 뉴욕의 핫한 뉴 트렌드
패션 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쇼.
해가 뉘엿뉘엿 지는 브루클린 브릿지는 패션쇼가 대중들을 타겟으로 하기 전, 한 시대를 대표하는 이미지였다. 몇몇 디자이너들과 함께 타쿤 (Thakoon Panichgul)도 이번 뉴욕 패션위크에서 DFN (Designer Fashion Now)를 겨냥했다.
톰 포드부터 시작해서 타미 힐피거까지, 논란이 많았던 ‘쇼 나우 바이 나우’ 컬렉션들은 아직까지도 볼 때마다 충격적이다. 하지만 미국의 디자이너들은 유러피안 디자이너들과는 다르게 빨라진 디지털 시대를 받아들이는 것 같다.
“저에겐 새로운 시작이에요. 비즈니스 모델을 통째로 바꾸고, 이번 컬렉션에 많은 노력과 에너지를 쏟아내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원하는 옷을 보여주기 위해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고, 룰을 어기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죠.”
더위로 푹푹 찌던 뉴욕의 9월, 이번 쇼는 올 가을을 위한 컬렉션이었다. 루즈한 실루엣의 재킷, 크롭트 톱에 타이트한 바지 혹은 싸이하이, 적당한 길이의 스커트. 살색, 베이지색, 검정색 등 무채색과 섞인 타쿤의 디지털 나비 패턴과 밝은 체크 무늬는 매력적인 컬렉션을 만들어냈다.
각 관객석에는 31가지 룩 전체를 디테일하게 담아낸 책자가 놓어져 있었고, 패션 스캔 앱을 다운하여 각 제품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었다. 컬렉션을 항상 새롭고 신선하게 보이기 위해 모든 제품이 바로 구매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2년 전부터 이런 소비자 노출을 생각해왔어요.” 패브릭 업계의 거물이자 타쿤의 대표인 실라 추가 전했다. 그의 딸 비비안은 소호 우스터 스트리트에 타쿤 오프라인 매장까지 오픈했다.
“타쿤은 굉장히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진 디자이너에요. 그가 대량 생산이 아닌 전자 상거래를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죠. 이게 바로 스냅챗 (Snapchat) 시대를 위한거에요.” 실라 추가 말했다.
현재 2017 S/S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는 디자이너들은 아마도 리테일 전통의 마지막 세대일 것으로 보인다.
과연 앞으로 전통을 고수하는 패션 브랜드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컬렉션을 발표할 수 있을까? 가수 줄리 크루즈가 여성스럽고 레이스로 가득한 크리에이쳐스 오브 더 윈드 (Creatures of the Wind) 컬렉션에서 노래를 하며 앞으로 이는 갈등이 아니라 그저 디자이너 간의 차이일 것이란 걸 보여줬다.
프로그램 커버에 적혀있던 단어 “Angel”은 크리에이쳐스 오브 더 윈드의 듀오 디자이너가 전한 메시지 중 일부였다. 90년대 텔레비전 쇼 <트윈 픽스> 주제곡이 흘러 나오는 가운데 70년대의 주황빛과 60년대의 흑백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조합됐다. 영감은 젊은이들의 반란에서 얻었지만, 쇼의 전반적인 느낌은 낭만주의였다. 스트리트 스타일과 스포츠웨어의 예쁘면서도 웨어러블한 대조 효과는 패션이 항상 새로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번 뉴욕 패션위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간의 싸움인가?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새로 오픈한 삭스 피프스 애비뉴 다운타운(Saks fifth Avenue Downtown) 스토어는 오히려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세련된 느낌의 매장은 천장이 금속으로 장식되었고, 에스컬레이터 맨 끝에 모든 베트멍 옷이 담긴 비닐백들이 걸려 있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현재의 패션 산업에 대한 충성심을 보였다.
그 외엔 일반 백화점과 다를게 없었다. 세련된 액세서리, 흰색 꽃 장식, 뭘 살지 고민하듯 자신의 머리를 만지고 있는 원숭이 모형 등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이 곳은 월스트리트의 부유한 직장인들이 좋아할만한 곳이었다. 매일 컴퓨터 스크린만 들여다 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오랜만에 실제 매장에서 쇼핑을 즐기기 딱좋은 그런 공간.
“현재 고객 중 85%가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구매해요.” 삭스 회장, 마크 메트릭(Marc Metrick)이 말했다.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지만, 여기서도 어떤 제품이 새로 들어왔는 지 보고 바로 살 수 있죠.”
쇼핑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면서, 뉴욕 패션위크는 패션계에 새로운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온라인에서 구매하든 매장에서 구매하든, 시즌과 시간을 고려한 판매 방식으로 패션계는 바뀌어 가고 있다.
- 글
- 수지 멘키스
- 포토
- COURTESY OF @SUZYMENKESVOGUE INSTAGRAM, INDIGITAL, NATASHA CO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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