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파리 여성복 패션 위크의 패션쇼를 보는 내내, 그리고 그 후까지 계속 머릿속에 맴돈 질문이 있었다. 패션계의 주요 마케팅 대상이 여성인데, 높은 직책에 오른 여성이 이렇게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남성이 주로 디자인하는 컬렉션은 아름답다(순전하고, 섹시하며, 간결하면서도, 가슴이 부각된다). 하지만 이 옷을 실제로 입은 모습이 잘 그려지진 않는다.

‘Vogue Business Index’에 오른 상위 럭셔리 브랜드 30개 중 7개 브랜드만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이끌고 있다. 그들은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디올), 스텔라 맥카트니, 미우치아 프라다(프라다와 미우미우), 나데주 바니(에르메스), 도나텔라 베르사체(베르사체), 산드라 초이(지미 추)다. 지난해 초여름 베로니카 레오니(Veronica Leoni)를 최고의 자리에 임명한 캘빈클라인 컬렉션을 제외하면, 공석이었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는 모두 남성에게 돌아갔다. 버지니 비아르가 지난 6월 샤넬을 떠났다. 다행히 맥퀸의 전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라 버튼은 지방시에 정착했다.

실제로 여성이 옷을 만들어야 이 비즈니스에 더 적합하지 않을까? 비아르가 재임하는 동안 샤넬의 패션 비즈니스는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디올 매출은 2016년 그라치아 키우리 취임 이후 네 배 이상 증가했다. 한편 여성복 사이즈 포용성과 관련한 <보그 비즈니스>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2024 F/W 패션쇼에서 포용적인 사이즈를 선보였던 상위 5개 패션쇼 중 3개가 여성이 주도한 것이다. 시네이드 오드와이어(Sinéad O’Dwyer), 에스터 마나스(Ester Manas), 에델린 리(Edeline Lee)가 그 주인공이다. 그렇다면 왜 높은 자리에 오르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적을까?

이런 논의는 몇몇 대형 패션 브랜드의 역사만큼 오래됐다. 하지만 여전히 여러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가 아직 공석이며, 더디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전반적인 변화 때문에 이런 논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패션계에 종사하는 여성을 가로막는 몇몇 장애물과 그 해결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말리하 쇼아이브(Maliha Shoaib)는 패션계 여성과 육아휴직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기업이 일하는 부모를 지원할 더 좋은 방법을 모색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벨라 웹(Bella Webb)은 폐경이 여성의 경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이 문제와 관련해 고용주를 위한 몇 가지 최선의 전략을 개괄적으로 설명한다. 핵심은 무엇일까? 성장에 투자하는 것보다 여성을 일에서 너무 일찍 배제하는 것이 더 비경제적이라는 사실이다.

패션 저널리스트 크리스티나 빙클리(Christina Binkley)는 구찌 그룹 CEO였던 로버트 폴레(Robert Polet)에게 업계의 근간에 대해 들으면서, 우리가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더 가혹하게 평가하는 이유를 알아본다. 그리고 매들린 슐츠(Madeleine Schulz)는 더 가볍고 환상적인 글을 통해, 더 많은 여성이 여성복을 디자인하면 패션이 어떤 모습일지 그려본다. 마지막으로 힐러리 밀니스(Hilary Milnes)와 나는 뷰티와 패션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 임원과의 대화를 통해, 패션 산업이 실제로 여성에게 얼마나 냉정한지 알아보고자 한다. (V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