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셔츠보다, 재킷보다 편한 아이템, 셔츠 재킷

2023.02.15

by 윤승현

    셔츠보다, 재킷보다 편한 아이템, 셔츠 재킷

    기온은 오락가락하지만, 2월 중순답게 날씨는 점점 포근해지고 있습니다. 곧 다가올 봄은 물론 지금도 활용하기 좋은 아이템이 있습니다. 셔츠보다 여유롭고 재킷보다 얇아, 편하게 입기 좋은 셔츠 재킷! 오버 셔츠라고도 불리는 이 아이템은 스포티한 무드와 우아함을 동시에 지녔는데요. 셔츠 재킷의 역사를 돌아보고, 요즘은 어떤 모습인지도 살펴볼까요?

    Getty Images

    셔츠 재킷은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인 19세기 후반 프랑스의 철도 노동자와 엔지니어가 입은 작업복입니다. 그래서 ‘프렌치 워크 재킷’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죠. 이 재킷은 오랜 시간 힘든 노동을 견디면서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몰스킨 같은 튼튼한 원단을 사용했습니다. 셔츠와 비슷한 기장에 빳빳한 칼라, 큼직한 포켓이 특징이죠. 내구성을 더 높이기 위해 데님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단순한 작업복이었던 셔츠 재킷이 지금처럼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된 건 두 사람의 영향이 큽니다. 먼저 1967년 영화 <폭력 탈옥>에 출연한 폴 뉴먼을 들 수 있죠. 이때 폴 뉴먼은 전통적인 푸른색 데님 오버 셔츠를 입었습니다. 지금은 초어 재킷이라고 불리지만, 당시에는 전형적인 워크 웨어, 그저 죄수복에 불과했죠. 폴 뉴먼이 입고 난 뒤 미국에서 패션 아이템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Splash News

    셔츠 재킷을 클래식 아이템의 지위로 올려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뉴욕의 포토그래퍼, 빌 커닝햄이죠. 60여 년간 길거리에서 사진을 찍었던 빌은 스트리트 포토그래퍼의 아이콘이 됐는데요. 사진을 찍을 때 그는 언제나 푸른색 셔츠 재킷을 입고 있었습니다. ‘전설적인 사진가가 언제나 입고 있는 옷’이라는 인식은 곧 셔츠 재킷의 지위를 끌어올렸죠.

    Ermanno Scervino 2023 S/S Collection RTW

    Miu Miu 2023 S/S Collection RTW

    Miu Miu 2023 S/S Collection RTW

    Bottega Veneta 2023 S/S Collection RTW

    셔츠 재킷, 오버 셔츠, 프렌치 워크 재킷, 초어 재킷 등 디테일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결국 중요한 건 봄에 입기도, 늦겨울에 입기도 좋다는 것! 그리고 한 벌만 있어도 레이어드를 훨씬 쉽게 만든다는 것이죠.

    2023년 S/S 컬렉션에도 셔츠 재킷은 등장했습니다. 큼직하게 디자인해 작업복 형태를 유지한 에르마노 설비노, 기존 셔츠 재킷과 다른 소재를 선택한 미우미우, 보테가 베네타에서는 웨어러블한 아이템으로 다시 태어났고요. 영원한 클래식인 동시에 디자이너에 의해 매번 새롭게 태어나는 셔츠 재킷, 봄을 위한 아이템으로 구매할 이유가 충분하죠?

    에디터
    윤승현
    포토
    Courtesy Photos, Splash News, Getty Images

    SNS 공유하기